“네이버가 편향적”이라는 여의도연구소 보고서를 근거로 ‘포털 개혁’을 주장하는 새누리당의 여론몰이에 대해 네이버 뉴스편집자문위원회가 9일 “해당 보고서가 객관적·과학적 방법에 의해 작성됐는지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부실한 보고서 하나로 ‘포털 장악’을 위한 여론형성에 나선 새누리당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네이버 뉴스편집자문위원회는 이재영(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새누리당 의원이 서강대 연구팀에 의뢰해 발표한 ‘포털 모바일 뉴스 메인화면 빅 데이터 분석 보고서’에 대한 입장 논의를 긴급안건으로 올려 9일 오전 10시경부터 세 시간 가량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김민환 자문위원장(고려대 미디어학부 명예교수)은 “18일이 회의였는데 우리가 정치이슈화 되면서 회의를 앞당겼다”고 전했다.

해당 보고서는 네이버‧다음 등 포털이 △중립적 기사를 제외하고 부정적 기사가 긍정적 기사의 약 10배이며 △새누리당과 정부 관련 콘텐츠에 부정적 표현을 많이 사용했으며 △문재인을 김무성에 비해 높은 빈도로 노출했다며 포털의 편향성을 주장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포털 개혁을 위해 의원 전원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소위 ‘포털 개혁’을 이번 국정감사의 의제로 끌고 간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여당의 방침에 대해 네이버 뉴스편집자문위원회는 9일 회의를 거쳐 △해당 보고서가 객관적·과학적 방법에 의해 작성됐는지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다. △언론사에서 제공한 기사의 제목을 네이버가 자체로 편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네이버 뉴스편집 이력은 1분 단위로 공개되어 있는바, 이를 바탕으로 전문기관에서 포털 뉴스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객관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기사 배열의 공정성은 편집자문위원회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한다는 입장을 냈다. 

여당이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한편 총선을 앞두고 지속적으로 ‘포털 개혁’을 요구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뉴스편집자문위는 여당의 주장을 부정하는 대신 보고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원론적 입장을 내놓는 방식을 택했다. 최대한 상황을 관망하며 정치쟁점화를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9일 “뉴스유통 플랫폼으로서 신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앞으로도 공개된 편집원칙에 따라 투명한 뉴스편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이 곤혹스러운 상황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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