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해 물의를 빚은 방송문화진흥회(MBC대주주) 고영주 이사장이 2011년 한 강연회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주변 세력들은 민중‧민주주의 병자”라며 “민중‧민주주의자들이 원래는 민중·폭력 혁명을 통해서 정권을 잡는데 노무현 정부는 신분을 숨기고 정권을 잡았다. 그래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려 하고 연방제에 합의하려고도 한다”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올해 초 또 다른 강연회에선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와 관련해 “육군대장이 간첩출신한테 가서 조사를 받아야 되고 막 이런 식”이었다고 말한 뒤,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이 ‘그거(부림사건)를 과거사진상규명 사건으로 넣어가지고 노무현 대통령 좀 망신 좀 시키자’고 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원래는 폭력혁명으로 정권잡는데, 노무현은 신분 숨기고 정권잡아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고 이사장은 지난 2011년 12월 13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행동2012 강연회’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그 주변세력들이 민중 민주주의 병자들이다. 그런데 국민들이 하여튼 그걸 잘 모르고 해서 신분을 숨기고 대통령도 되고 정권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민중 민주주의자들이 원래는 민중 혁명, 폭력 혁명을 통해서 정권을 잡는 것으로 돼 있는데 노무현 정부때 신분을 숨기고 정권을 잡았다. 그래서 국보법 폐지하려고 하고 연방제 합의하려고 하고. 그래서 거의 적화되기 전에 간신히 막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올해 초 강연에서 전한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재임 시기(2003년 4월~2005년 4월)에 했다는 발언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송광수 전 검찰의 발언에 대한 얘기는 지난 1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행동본부 신년강연회’에서 나온다. 고영주 이사장은 이 강연회에서 1982년 자신이 부산지검 공안검사로서 담당했던 ‘부림사건’을 설명하며 송 전 총장의 발언을 전했다.

고 이사장은 “부림사건은 노무현 대통령이 부림사건 변호인이 되면서 처음으로 인권에 눈을 뜨고 사회에 눈을 뜨고 정치에 눈을 떠서 대통령이 되게 한 사건이다해서 친노세력들은 아주 신성시하는 사건”이라며 “노 대통령이 집권하자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생기지 않았느냐. 과거사진상규명회는 제일 먼저 부림사건을 넣으려고 했다. 과거사진상규명 사건으로 들어가면 육군대장이 간첩출신한테 조사를 받아야되고 막 이런 식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대검 감찰부장(2004~2005년)일 때 당시 김승규 법무부장관(2004년 7월29일 ~ 2005년 6월29일)에게 “지금 노 대통령은 부림사건이 인권운동, 민주화운동인 줄 알고 과거사진상규명 대상으로 넣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건 명백히 공산주의 운동이다. 대통령이 인권운동을 변호한 것이 아니라 공산주의 운동을 변호한 것밖에 되지 않아 대통령한테 크게 누가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아 검사장 그러면 잘됐다. 노무현 대통령 좀 망신 좀 시키자’

그러면서 고 이사장은 “그랬더니 정말로 부림사건이 과거사진상규명 사건에서 빠졌다”며 “그 당시 옆자리에 계시던 (송광수) 검찰총장께서 ‘아 검사장 그러면 잘됐다. 그거를 과거사진상규명 사건으로 넣어가지고 노무현 대통령 좀 망신 좀 시키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 이사장은 송 전 총장에게 “대통령 망신을 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망신이지 않습니까. 제가 어떻게 간첩 출신 조사관한테 가서 조사를 받느냐”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고 이사장은 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당시 송 전 총장의 발언은 사실이라며 “그 당시 법무부장관하고 송 총장이 여러 번 부딪혔다. 정권에서 송광수 총장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다만 고 이사장은 당시 발언이 “아마 농담 반 진담 반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나는 그런 일을 입에 담은 일이 없다”며 “기억이 전혀 안나는 자리"라고 말했다. 송 전 총장은 "고영주 변호사님은 훌륭한 분이시고 그래서 여러 사람이 존경하는데, 그런데 그건 내가 그런 일이 전혀 없다. 소위 한국말로 해서 금시초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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