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 열병식을 지켜보는 영상이 무한 반복돼 나오고 있다. 그런데 유독 한 장면의 영상이 나오지 않는다.

박 대통령 모습이 담긴 주요 영상은 푸틴 대통령-시진핑 주석-펑리위안 여사-박근혜 대통령 순으로 각국 정상과 인사들이 모여 단체사진을 찍는 모습, 시진핑 주석 오른편으로 푸틴 대통령 다음에 앉아 열병식을 관람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유독 열병식에 참석하기 전 각국 정상들이 빨간 카페트 위를 걸어나와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와 인사를 하고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단독으로 시진핑 주석 내외를 만나 악수를 하고 기념 사진을 찍는 영상은 각국에서 중요한 역사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를 포함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시진핑 내외를 만나 사진을 찍는 영상은 나오는데 박 대통령이 카페트를 걸어 나와 시진핑 내외를 만나 사진을 찍는 풀 영상은 보이지 않는다. 

다른 국가 정상과 인사들이 자연스럽게 악수를 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지만 박 대통령은 보통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기 때문이라며 관련 영상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CCTV에서 찍은 영상을 보면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는 빨간 카페트를 걸어오는 박 대통령을 맞이하고 서로 악수를 한 뒤 시진핑 주석 옆으로 손짓을 하며 사진 촬영을 하자는 제스처를 취한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이해하지 못한 듯 뒷걸음질을 치고, 다시 시진핑 주석 내외가 사진 촬영을 하자고 손짓하자 시진핑 주석 오른편 뒤로 또 나가려고 한다. 이에 또다시 시진핑 주석 내외가 손짓을 하자 그제서야 사진 촬영을 하자는 것을 알고 시진핑 주석 옆으로 와서 사진 촬영을 응한다.

관련 영상은 SNS를 중심으로 박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이 추정할 수 있는 대화와 함께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화 내용은 들리지 않지만 시진핑 주석이 세 차례나 사진을 찍고 가라고 제안하는데 박 대통령이 머뭇거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한 누리꾼은 이 영상을 소개하며 "종편에 절대 안 보여주는 장면, 악수하고 사진찍고 가는게 어렵나요? 박근혜씨는 중국어 포함 5개 국어 하신다지 않았나요"라고 글을 남겼다.

 

   
▲ 중국 CCTV 생중계 녹화 캡쳐 화면
 

실제 관련 영상은 종합편성채널 방송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연합뉴스 TV 영상에 소개됐지만 그밖에 다른 종편 채널에서는 박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 내외의 사진 촬영 요청을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빼고 사진 촬영 모습만 내보내고 있다.

특히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와 박근혜 대통령을 맞이한 시진핑 주석 내외의 얼굴표정을 부각시키는 영상을 좌우 분할로 편집해 보여주는데 박 대통령이 사진촬영 요청을 이해하지 못하고 허둥지둥한 모습은 편집돼 있다.

해프닝처럼 보이지만 사전에 사진촬영을 인지하지 못한 의전상 실수로 읽힐 수 있어 관련 영상을 일부러 편집해 사진 촬영 부분만 보도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 누리꾼은 "시진핑 주석이 속으로 뭐라고 생각했을까. 진짜 만만하게 봤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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