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 유용’ 의혹이 제기된 이인호 KBS 이사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KBS 10기 이사회는 2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여당 측 이사들만으로 이인호 이사를 재선출했다. 야당 측은 공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며 이사장 선출을 늦춰야 한다고 반발했다.

야당 측 이사들은 이날 KBS노보를 인용하며 이인호 이사가 9기 이사장 재임 시절 개인 용무로 미국을 방문하면서 KBS에서 출장비를 받은 점, KBS에선 그 출장을 계기로 <다큐공감> 프로그램을 편성 변경하고 프로그램 제작에 전례없는 예산을 투입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이인호 이사의 자격을 문제삼았다.  

야당 측 이사들은 이인호 이사에 대한 감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이사장 선출을 미룰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사회 개회 2시간30분여 만에 퇴장한 야당 추천 이사들은 성명서를 통해 “KBS가 공적 책임을 다하도록 견인해야할 이사회가 국민에게 신뢰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방기한 것”이라며 “의혹을 받는 상태 그대로 이인호 이사를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은 방송법의 취지를 거스르고 국민 의사를 배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 KBS 10기 이사회에서 연임 된 이인호 이사장.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인호 이사는 전 이사회에 보궐로 들어와 이사장직을 수행하면서 노골적인 방송 개입을 수차례 반복했고 이사장직을 맡고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역사관을 공공연히 공개적으로 피력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어 온 인물이며 특히 최근에는 개인용무에 회사 공금을 사용했다는 의혹과 방송 제작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며 “이런 의혹에 대해 명백하게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이인호 씨를 이사장은 물론 이사로도 인정할 수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한편 여당 추천인 차기환 이사는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조대현 사장이나 각 본부장 앞으로 온 프로젝트 이메일 등 집행부의 해명을 들었을 때 해당 출장이 이사장의 사적인 스케줄이었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여당 추천 이사들은 집행부의 해명을 받아들여 이인호 이사를 이사장으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차기환 이사는 이어 “이인호 이사장께서 직접 ‘이사장에 선출 되더라도 (출장 건에 대한)감사를 요청 하겠다’는 중재안을 제출했다”며 “당연히 노보의 주장이 맞는지 이인호 이사장의 주장이 맞는지 사실규명이 돼야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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