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편향 인사들로 채워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고영주 신임 이사장이
MBC 사장을 포함해 공영방송 주요 임원 인사권을 지닌 대주주 방문진 수장의 정치적 편향성이 이사회 석상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공안 검사 출신이자 9기 방문진 감사였던 고 이사장은 이사 선임 전부터 정치적 편향성 시비를 몰고 왔던 인사다.
방문진 여·야 이사들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이사회를 열고, 방문진 사무처로부터 MBC 소유 구조, 재무 상태, 방문진 권한 등 경영 전반에 관한 정보를 개괄적으로 보고 받았다.
사무처 보고가 끝난 뒤, 야당 추천 유기철 이사는 “MBC 구성원들이 이사장 과거 경력을 보고 ‘이념의 편향성이 두드러지지 않느냐’고 우려한다”며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고 이사장은 “나는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대한민국 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위협이 되지 않는 한 어떠한 의견도 포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전통적 의미의 좌파 정책, 이를 테면 세입자 철거민 보상 정책은 내가 가장 먼저 실시하도록 했다”며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경제기획원 같은 곳에서는 철거민 보상 정책을 이해하지 못했다. 당시 서울시 실무위원으로 있으면서 어려운 사람 입장을 많이 들어줬다”고 주장했다.
고 이사장은 이어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다”며 MBC 간판 시사프로그램
고 이사장은 2013년, 방송에 개입해 MBC 특별대담 ‘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 편을 방영케 했다는 의혹을 산 전력이 있다. 당시 방송 요지는 김현희 본인은 명백한 테러범이었다는 점과 좌파 정부, MBC
이에 유기철 이사(야당 추천)는 “말씀의 취지는 알겠으나 예를 든 두 가지는 너무 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는 “그동안 방문진이 파행을 겪어 왔던 것은 외부 간섭과 지시 때문”이라며 “이러한 파행 요인만 없다면 앞으로 해결 안 될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지난 18일에도 고 이사장을 비롯해 여당 추천 김광동·권혁철 이사가 보수·우익 단체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임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한 차례 파문이 일었다.
이 단체는 지난 2010년 “친북반국가행위자들의 폐해와 실체를 정확히 국민들에게 알리고 이들을 역사적으로 단죄하여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국가정체성을 수호하겠다”며 친북인명사전 편찬사업을 펼쳤고 조국 서울대 교수, 박원순 서울시장,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을 친북반국가행위자로 규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