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뉴스’는 프리랜서 작가 ‘갑질’ 논란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정착할 수 있을까. 

27일 미디어오늘 주최로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새천년관에서 열린 ‘2015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 강연자로 나온 권영인 스브스뉴스 팀장은 “이번 사태로 스브스뉴스가 없어질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술회했다. 젊은 SNS 이용자들의 감성이 얼마나 민감한지 다시금 깨달은 계기였다.

권 팀장이 스브스뉴스를 처음 시작하게 된 이유도 10대~20대 이용자가 다수인 페이스북에서 이들의 공감과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고 중간에 접을 생각도 했다. 지난해 9월 감성적인 20대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느낌이 살아있는 뉴스’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했지만 어설픈 리스티클, 버즈피드의 모방이었다. 결국 11월 아시안게임 이후 잠정 제작을 중단했다. 40대 기자가 20대가 공감할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심석태 SBS 뉴미디어부장의 제안으로 12월 10여 명의 기자와 젊은 작가, 인턴을 모아 올해 2월 새로운 로고와 함께 공식 출범했다.   

   
▲ SBS ‘스브스뉴스’
 

권 기자는 “가장 큰 문제는 내용은 둘째 치고 콘텐츠가 예쁘지 않았다. 보고 싶지 않은 걸 보라고 만들었고, 우리가 누군지에 대한 생각보다 이 바닥에서 잘 나가는 매체가 되고 싶다 생각에 자신감이 넘쳤던 것 같다”며 “기존 전통 미디어에서 반 발 내려오고 B급 미디어보다는 반 발 올라온 포지셔닝으로 뚫고 들어가 자리를 잡자고 전략을 구체화했다”고 말했다.

지상파 뉴스의 장점을 살려 뉴스 영역도 강화하고 SNS상에서 잘못 알려지고 있는 소문의 실체를 검증하기 시작했다. 화재의 인물도 직접 만나 취재하고 스브스뉴스 캐릭터도 만들어서 활용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수용자들의 공감과 감정의 양이었다. 

권 팀장은 “‘최저시급으로 장보기’ 같은 경우 취재기자가 아이디어를 줘서 스브스뉴스 계정에 뿌렸더니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보내 줬고, 스브스뉴스 콘텐츠로 만든 후 SBS 저녁뉴스로도 나갔다”며 “각각의 뉴스 콘텐츠가 분절됐던 상황이 SBS의 협업을 통해 선순환 구조가 미약하게나마 그려졌던 결과”라고 평가했다. 

스브스뉴스의 콘텐츠 재가공 기준은 무거운 건 가볍게, 가벼운 건 무겁게 가면서 쉽지만 효과적으로 20대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가령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발표 때 기존 방송은 생중계를 물리고 향후 전망 분석을 했다면, 정작 학생들의 반응은 ‘저 사람 누군데요?’였다. 그래서 스브스뉴스는 다른 뉴스와 차별화하면서도 이용자들과 직접 호흡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 ‘그래서 도대체 유승민이 누군데?!’라는 콘텐츠를 냈다. 역시 반응은 좋았다.

권 팀장은 “SNS에선 칭찬받는 것보다 욕을 덜 듣는 게 힘들다. 욕을 좀 덜 듣고 좋은 콘텐츠로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과 구조, 그리고 좀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면서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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