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콘텐츠·플랫폼기업 넷플릭스가 국내에 콘텐츠 사업자로서 통신사와 제휴를 맺어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넷플릭스의 해외진출사례 분석은 국내 콘텐츠·플랫폼 기업의 해외진출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영신 SK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6일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넷플릭스는 그 나라 상황에 따라 다른 형태로 진출하고 있다”면서 “각 나라별 상황을 보면 넷플릭스가 한국에 어떻게 들어올지 전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해외에 진출할 때 현지 통신사업자와 사업을 함께하는 경우가 많았다. 딜리버리와 네트워크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조 연구위원은 “넷플릭스는 트래픽이 늘어날수록 전달비용이 증가한다. 특히 콘텐츠를 몰아보는 식의 이용행태가 늘어나면서 트래픽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 이용자별 월 요금은 10달러 가량으로 저가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벨기에, 프랑스 등에서 현지 통신사업자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넷플릭스는 통신사업자와 제휴할 가능성이 크다. 조 연구위원은 “넷플릭스는 우리나라에서도 네트워크를 저렴하게 줄 수 있는 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네트워크를 쥐고 있는 사업자는 통신사업자”라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는 독자적인 플랫폼 사업자 역할을 하기 보다 콘텐츠 사업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지배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사업자인 통신3사는 IPTV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PP(Program provider)로 들어올수 밖에 없다. 현재도 콘텐츠에 대한 협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사업자이자 플랫폼사업자다. 콘텐츠사업자는 많은 대상에게 콘텐츠를 제공할수록 이익이 커진다. 반면 플랫폼사업자는 특정 콘텐츠를 독점해야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어 딜레마가 있다. 

넷플릭스의 해외진출에서 시사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 연구위원은 “그들이 설정하는 전략적 방식은 그들이 어떤 사업자인지 명확히 이해하면 다음 스텝이 보일 것”이라며 “사업자가 해외시장에서 국내시장 진출하는 것, 그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연구위원은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가격을 차별화시켰다. 이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전략을 썼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국내 콘텐츠 산업이 수익을 내는 데 한계에 도달했을 때 가격인상 외에 다른 출구가 있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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