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10기 여·야 이사진을 선임한 가운데, 여당 추천 고영주 김광동 권혁철 이사가 보수·우익 성향의 단체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국가정상화추진위) 소속 임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상화추진위는 “광범위한 국가정체성 훼손행위를 조사해 비정상적인 대한민국을 조속히 정상화시키”겠다는 취지로 지난 2008년 결성된 보수·우익 단체다. 참여정부 시절 만들어진 ‘친북반국가행위 진상규명위원회’라는 단체 활동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발족한 단체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역사관과 이념, 정치성향이 극단적으로 편향된 단체로 평가되고 있다. 

18일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이 단체 위원장은 9기 방문진 감사였던 고영주 현 이사이며, ‘3연임’ 김광동 이사는 ‘집행위원’이다. 10기 방문진 이사로 새로 선임된 권혁철 이사(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도 이 단체 집행위원을 맡고 있다. 

국가정상추진위는 그동안 역사교과서, 전교조 문제 등에 있어 선두에서 문제를 제기했으며 국정원 선거개입, 불법해킹 의혹 등 정보기관 일탈행위에 대해서는 ‘안보’를 내세워 일방적으로 옹호했다. 8·15 광복절을 앞두고는 ‘건국 67주년 기념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8·15를 건국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방송문화진흥회 여당 추천 고영주 이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2009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친북반국가행위자 인명사전 편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이 단체는 지난 2010년 “친북반국가행위자들의 폐해와 실체를 정확히 국민들에게 알리고 이들을 역사적으로 단죄하여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국가정체성을 수호하겠다”며 ’친북인명사전’ 편찬사업을 펼쳤다. 이들이 1차로 발표한 명단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당시 변호사)과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을 비롯해 오영식, 우상호, 이인영, 임종석 등 야당의 전현직 국회의원들도 대거 포함됐다. 

학계 인사로는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김세균 서울대 교수, 김수행 전 서울대 교수, 백낙청 서울대 교수,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 손호철 서강대 교수,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안병욱 전 진실화해과거사위원장,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이 ‘친북반국가행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정일용 전 한국기자협회장 등 언론인과 소설가 조정래·황석영 선생 등을 ‘친북반국가행위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최민희 의원은 18일 “차기환, 김광동 등 방문진 이사들이 MBC를 망가트리고, 이인호 이사장이 자신의 역사관에 맞지 않는 KBS 프로그램의 제작과 편성에 간섭하는 등 문제적 공영방송 이사의 폐해는 이미 확인된지 오래”라며 “앞으로 3년 동안 폐해가 극복되기는커녕 이들로 인해 공영방송이 더욱 더 이념의 아수라장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의원은 “방송법과 방문진법에서 이사 임명과 관련해 ‘방송에 관한 전문성 및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추천하거나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방통위 이사 선임은 이러한 원칙을 내팽개친 채 오로지 방송장악만을 목적으로 한 이사 선임으로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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