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새누리당 욕할 것 없다… 웰빙 야당의 자폭쇼
새누리당 욕할 것 없다… 웰빙 야당의 자폭쇼
[김창룡의 미디어창] 집권당 흉내내며 불법과 탈법에 합류

집권당에 연전연패를 당하며 수권정당의 의지를 잃어버린 야당의 타락상이 예사롭지않다. 박기춘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의 불법탈법 혐의는 탈당이나 구속, 사과 수준에서 쉽게 매듭되지않을 것 같다.

과거 야당이 여당에 대해 우위에 서는 것은 그나마 도덕성이라고 알려졌다. 모든 정보와 힘을 가진 여당에 맞서는 야당은 도덕성을 내세워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권력의 부당함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야당의 국회의원들이 자기분수를 잊고 집권당 국회의원 흉내를 내며 불법과 편법에 편승하기 시작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국회의원(경기 파주갑)은 15일 광복절에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딸의 특혜 채용’ 논란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딸이 회사를 정리하기로 했다.”고 사과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용도 모르는데, 윤 의원은 “모두 나의 잘못이며 부적절한 처신을 깊이 반성한다”고 적었다.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윤 의원의 딸이 2013년 9월 LG디스플레이의 경력 변호사로 특혜 채용됐다’고 보도했다. 특혜의 내용이 LG디스플레이가 당시 1명을 뽑겠다고 채용 공고를 냈는데 최종 합격자가 2명으로 늘어나면서 윤 의원 딸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1명 뽑기로 한 대기업에 국회의원 아버지가 압력/청탁을 가해 예정에 없이 합격자를 한 명 더 뽑게 했다는 것이다.

   
▲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윤후덕 의원 홈페이지
 

야당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부정청탁’을 한 것이다. 대기업 인사채용에 부당한 개입을 한 국회의원이 대기업의 불공정, 불법 감시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더구나 야당 국회의원이 이런 월권행위를 한 것이 비밀로 덮여지리라고 착각했을까. 자식에 대한 맹목적 사랑이 자신의 공적 위치를 망각하도록 만들었는가.

윤 의원과 같은 부당청탁, 특혜행위는 2010년 이명박 정부시절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이 외교부 특채를 놓고도 벌어졌다. 당시에도 유 장관은 자신의 딸이 사무관 특채에 합격한데 대해 ‘자격이 넘친다’고 큰소리쳤다. 외교부도 나서서 ‘특혜가 아니다’고 변호했다.

그러나 악화된 여론의 부담을 느꼈는지 딸도 포기했고 아버지조차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결말났다. 아무 잘못도 없다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가. 더구나 힘있는 장관의 자격이 넘치는 따님에게...

당시 언론의 보도가 없었다면 조용하게 넘어갈 사안이었다. 언론의 감시비판기능이 관료들의 불법 특혜를 보도하자 여론악화에 부담을 느낀 청와대가 교통정리를 했다는 후문이 나돌았을 뿐이다.

변호사가 된 자식의 딸 취업에까지 나서는 아버지의 한심한 공익정신은 국회의원 자질을 의심케 한다. 야당은 소수의 이런 국회의원들로 무너지는 법이다.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딸의 앞길을 염려하는 아버지의 심정을 야당 국회의원들은 이해할까.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16일 성명을 내고 “윤 의원이 뒤늦게 반성하고 사과했지만 다시는 이러한 특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회법에 따라 윤 의원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 지도부는 이런 국회의원들에 대해 관용해서는 곤란하다. 야당 정신이 사라진 야당을 지지해줄 유권자는 없다. 야당의원이면서 여당 의원처럼 행세하는 타락한 선량들은 대한민국의 수치다.

또 다른 야당 국회의원은 금품과 명품 가방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자리에서 너무나 당당하게 이렇게 말했다.

“자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탈당에 총선 불출마까지 배수의 진을 친 박기춘 의원은 구속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회의 표결로 힘을 얻은 체포동의안은 이제 법원으로 넘어가 곧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영장실질심사를 받게된다.

부동산 대행업체 대표로부터 고가의 시계와 명품가방 등 3억원대 금품을 받은 것에 대해 박 의원 스스로도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겠다’고 인정했다. 뇌물성 자금을 화끈하게 받고 구차하게 변명하지않고 사나이답게 감방에 가겠다는 것인가?

이런 야당 국회의원들의 일탈에 대해 야당이 위기의식을 느끼지못하고 ‘개인일탈’ 정도로 넘어간다면 국내 야당에 희망은 없다. 춥고 배고픈 야당에서 이제 웰빙 야당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변호사 딸 취업에 청탁전화 넣고 들통나니 ‘사과’하고... 업체로부터 고가가방이나 뇌물성 자금을 겁 없이 받고 들통나니 ‘변명하지않겠다’는 화끈함은 유권자를 기만하는 행태다. 거대 집권당의 장기집권이 야당정신마저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야당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지 않는 한 미래는 없다. 건강한 야당이 있어야 거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이 기사는 논쟁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