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11일 기자회견을 보도하며 신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 발음을 자막에 그대로 노출시켜 언론윤리에 어긋나는 조롱식 보도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채널A 시사토크프로그램 ‘직언직설’은 11일 신 회장 발언을 생방송으로 전하며 “아버니므르 많이 존겨하고 있스므니다”(아버님을 많이 존경하고 있습니다), “카족의 문제는 별또라고 생각하고 있스므니다”(가족의 문제는 별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등의 자막을 내보냈다. 일본어 억양이 섞인 신 회장의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자막에 노출시킨 것으로, 이런 보도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어눌한 한국식 발음을 자막으로 그대로 옮겨 신 회장을 희화화하는 동시에 롯데그룹의 소위 ‘국적’을 둘러싼 논란에 불필요한 감정적 대응을 보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채널A의 한 기자는 “캡처 화면이 돌아다녀서 TV조선인 줄 알았는데 우리여서 많이 민망했다. 제작진의 과욕으로 예능이 돼버린 것 같다”며 “희화화 외에는 아무 의미 없다”고 말했다. 

   
▲ 11일자 채널A '직언직설' 보도화면 갈무리.
 

윤성옥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는 “종편채널은 이 사건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 인물을 중점보도대상으로 삼으면 조롱이나 희화화가 심하다”고 비판했다. 윤성옥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올라오는 심의대상 종편보도의 대부분이 이런 식의 모욕성 묘사나 일방적 비난”이라고 지적한 뒤 “언론윤리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종편채널 보도국간부들에게 해결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자막 논란과 관련, 박제균 채널A 보도본부장은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알아보겠다”고 답했으며 ‘직언직설’ 제작진은 답변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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