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 당사자인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이 사실상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문들에 따르면 신 회장은 3일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해임지시서는 법적 효력이 없음을 밝힌 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로 직행해 신 총괄회장을 면담했다. 8개 종합일간지 모두 이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롯데그룹 총수일가의 막장 드라마가 재벌개혁까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다음은 4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이다. 

경향신문 <‘롯데'에 국민적 분노…"이젠 재벌문제 살펴볼 때">
국민일보 <신동빈 "해임지시서 법적 효력 없다" 차남의 반격 '마이웨이' 행보>
동아일보 <롯데 3父子, 5분간 '어색한 만남'>
서울신문 <신동빈 "다녀왔습니다" 신격호 "어허">
세계일보 <롯데 3父子만났지만… 해법 못찾아>
조선일보 <신동빈 "지시書 효력없다" 3父子 대면은 5분만에 끝>
중앙일보 <신격호 '손가락 경영'의 비극>
한겨레 <'2% 지분' 신씨 3부자 다툼에 '자산 93조' 롯데 피멍든다>

 

   
▲ 국민일보 1면 기사
 

신동빈,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 밝혀

국민일보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후 2시30분쯤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출발 대한항공 2708편으로 서울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지난달 27일 아버지 신격호(93) 총괄회장의 지지에 힘입은 형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쿠데타’로 촉발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지 8일 만이다. 

그는 민감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지만 자신의 롯데그룹 회장 해임을 명령한 신 총괄회장 명의의 문서와 관련해선 “법적 효력이 없는 소리(문서)”라고 분명히 밝혔다. 국민일보는 "총괄회장의 ‘물러나라’는 요구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경영권을 유지하겠다는 확고한 입장 표명"이라고 보도했다.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가를 주요 승부처는 조만간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사일 뿐 아니라 한국 롯데그룹 순환출자 구조 최상위에 위치한 롯데호텔을 지배하는 주요 기업이다.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승리한 쪽이 한·일 롯데를 모두 지배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주총에서 어느 쪽이 승리할지 예단하기 힘들다. 지분구조는 알려진 바 없기 때문이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비상장회사의 주주를 공개할 의무가 없는 일본 법령에 따라 이 회사의 주요 주주인 광윤사의 지분구조도 알 수 없다. 국민일보는 "어느 쪽 주장이 진실이든 주총에서 패배한 쪽은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 경향신문 3면 기사
 

새누리까지도 "족벌경영 문제점 돌아봐야"

막장 드라마가 재벌개혁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계열사 80개에 자산규모 93조4천억원의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이 0.05%, 자녀 등 친인척의 지분이 2.36%에 불과하다. 한겨레는 "계열사 출자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으면서 다른 이해관계자의 이익은 안중에 없는 총수 전횡의 경영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롯데뿐 아니라 대한민국 재벌들의 싸움이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볼 때”라며 정부에 사실상 재벌구조 전반의 개혁을 주문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 간사인 이종훈 의원도 이날 경향신문에 “재벌 오너의 한마디에 온 그룹이 좌우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족벌경영의 문제점을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롯데 사태를 계기로 ‘재벌개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박근혜 정부가 재벌이 살아야 경제가 살 것처럼 하면서 그간 재벌에 잘못된 신호를 줬다”면서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키니 시행령에서 매각명령을 못하게 의결권을 제한해 실효성 없게 만들어 놨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한겨레에 “롯데가 특이한 점은 기업가치의 사회적 환원, 사회에 대한 책임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이번 기회에 롯데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기업을 공개하고,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의 돈을 맡아 관리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선일보 8면 기사
 

김태호 불출마, 야당은 이것도 놓쳤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태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비어가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음 선거 출마를 고집한다면 자신을 속이고 국가와 국민 그리고 누구보다도 저를 뽑아주신 지역구민 여러분들께 큰 죄를 짓는 것이라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 박성원 논설위원은 "하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실력과 깊이를 갖췄다고 생각될 때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큰 꿈’을 염두에 두고 3선 지사 불출마를 결심했던 때가 연상된다"며 "지역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으니까 낙선 부담을 피하고 대선으로 직행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고 해석했다. 

신문들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의 불출마 선언의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는 "공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새누리당 지도부가 김 최고위원의 불출마를 영남권 의원들을 압박하는 도구로 삼으리란 해석도 나온다"며 "당내 소장파들 사이에서는 '영남권 의원들이 불출마나 수도권 출마를 먼저 결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야권에 미치는 파장이 더 크다고 보도했다. 혁신경쟁에서 새누리당에 또 다시 밀리고 있다는 반응과 함께 "불출마 선언은 우리에게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경향신문도 "지난 5월 말 혁신위 출범과 함께 ‘불출마’는 ‘기득권 포기’의 상징처럼 자리잡았다"며 "야당에서도 ‘중진 용퇴론’ 등 내부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 "새누리당, 왜 성 스캔들 끊이지 않나"

성폭행 논란을 빚은 심학봉(경북 구미갑)의원이 3일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심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행 "불미스러운 일로 지역주민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모든 것이 저의 부주의와 불찰로 일어난 일이기에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오늘 새누리당을 떠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은 야당은 ‘꼬리 자르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미경·유은혜·남인순 등 새정치연합 여성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심 의원은 탈당한 것으로 면피할 것이 아니라 당장 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심 의원 제명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중앙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심 의원은 지난달 경북도당 윤리위원장에 내정됐다고 하는데 세상에 이런 코미디가 없다"며 "새누리당도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 김형태 의원, 강용석·최연희 전 의원 등 유독 성(性) 관련 스캔들이 왜 끊이지 않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