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고주협회(이정치 회장)가 지난달 1일 발표한 ‘2015 유사언론 행위 피해실태 조사결과’ 보고서 원본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당시 광고주협회 발표에서 일명 ‘유사(사이비)’ 언론 행위 매체사 1위로 선정됐던 메트로는 3일 이 보고서를 단독으로 입수해 협회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나머지 언론사 리스트를 공개했다.

이 리스트에 따르면 그동안 기업 홍보담당자들 사이에서 회자됐던 상위 20개 언론사 외에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동아일보·경향신문 등 주요 일간지를 비롯해 광고영업일지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종합편성채널 MBN과, TV조선·채널A 등까지 ‘유사언론행위 매체’ 포함돼 있어 조사의 신뢰도 등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미디어오늘이 그동안 복수의 기업 홍보담당자와 언론사를 통해 입수한 목록을 교차확인한 결과 광고주협회 선정 상위 20개 유사언론행위 언론사는 △메트로(33%) △브레이크뉴스(17%) △머니투데이 더벨(16%) △일요서울(15%) △일요시사(15%) △더팩트(13%) △스카이데일리(12%) △일요신문(11%) △시사위크(11%) △뉴데일리(11%) △아시아투데이(11%) △뉴스1(11%) △소비자가만드는신문(10%) △시사포커스(10%) △비즈니스포스트(10%) △파이낸셜투데이(9.0%) △현대경제신문(9%) △아주경제(9%) △매일일보(9%) △소비자경제신문(8%) 순인 것으로 확인됐다.

   
메트로 3일자 1면
 

지난달 광고주협회는 마케팅 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47개 대상 기업 중 전체 100개 기업 홍보담당자로부터 받은 192개 유사언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협회는 1위를 차지한 메트로 외에는 언론사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상위 10개 언론사에 대해서는 건전한 저널리즘의 확립과 광고시장의 선순환적 발전 노력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광고주협회 ‘나쁜언론’ 리스트 ‘일파만파’)

곽혁 광고주협회 상무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192개 언론사 중 메트로만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192개 모두 발표할 안과 상위 10% 발표안도 고민했는데 지난 2011년 발표 때도 아무리 좋은 의도로 해도 선정 기준 등 시행착오가 있다 보니 다 하기엔 부담이 있었다”며 “그러면 가장 심한 한 곳만 발표하고 나머지 언론사는 매체명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말고 조사 결과에 대한 광고주의 우려 의견만 전달하기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이날 메트로가 공개한 언론사 리스트를 보면 조중동 등 유력 일간지와 종편들까지도 무더기로 포함돼 있어, 광고주협회로서는 전체 리스트 공개에 대해서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리스트 외에도 기업을 상대로 광고·협찬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상당수 일간지와 경제지 등이 빠져 있고, 광고·협찬 규모로 보면 메이저 언론사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군소 매체 등이 명단에 올라가 있어 조사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고주협회 발표 당시에도 유사언론 상위 20곳 중 한 곳으로 알려졌던 A언론사 관계자는 “기사를 쓰다 보면 불만이 있는 기업이 있게 마련인데 그중 2~3군데만 언급해도 유사언론 매체가 돼버린 것이라고 한국리서치 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꼬집은 바 있다.

특히 조중동과 종편 외에도 경향신문과 CBS, 민중의소리 등 응답률이 1%로 나온 매체 106곳은 유사언론행위로 인한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기업홍보 담당자 87명 중 1명만 적어내더라도 리스트에 오르게 됐다.

이에 대해 이수지 광고주협회 대외협력실 차장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87곳의 광고주가 홍보 일을 하면서 힘들게 했던 매체 192개를 써냈던 것이며, 데이터상으론 10% 미만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가장 높게 나온 메트로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비공개했다”며 “운영위원회에서도 전체 리스트를 공개하지 않았고 전체 보고서는 나도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유출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광고주협회는 지난 유사언론 발표 이후 메트로에 대해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법원에 소장을 접수한 상황이며, 메트로 측도 협회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로 고소해 현재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강세준 메트로 편집국장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광고주협회 실태조사 보고서 입수 경위에 대해 “취재원 보호를 위해 보고서 출처는 밝힐 수가 없다”면서도 “광고주협회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업만 20여 곳이고 회장단과 이사, 감사까지 합하면 40곳이 넘는데 상당수가 이 보고서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음은 메트로가 공개한 매체 유형별 주요 언론사 리스트이다.

<종합일간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세계일보, 아시아투데이, 매일일보 등

<경제지> 매일경제, 조선비즈, 헤럴드경제,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머니투데이, 아시아경제, 아주경제, 브릿지경제 등

<방송사> TV조선, MBN, 채널A, 머니투데이방송(MTN), 한경TV, CBS, 서울경제TV 등

<인터넷매체·기타> 데일리안, EBN, 미디어펜, 연합인포맥스, 뉴데일리, 노컷뉴스, 쿠키뉴스(국민일보), CEO스코어데일리, 뉴스웨이, 뉴스핌, 프라임경제, 경제투데이, 비즈니스워치, 르몽드디플로마티크, 아이뉴스24, 민중의소리, 스카이데일리, 위키트리, 머니투데이더벨, 비즈니스포스트, 서울파이낸스, 컨슈머타임스, 폴리뉴스, 글로벌이코노믹(그린경제), 스페셜경제, 중앙뉴스, 증권일보, 한국증권신문, 에너지경제신문, 환경일보, 국토일보, 경기신문, nsp통신, 이투뉴스, 초이스경제, 미디어잇, 약사신문, 소비자가만드는신문, 데일리한국, 씨엔비뉴스, 팝콘뉴스, 화이트페이퍼, 더팩트, 브레이크뉴스, 아시아타임즈, 비즈니스코리아, 에너지코리아, 한국언론인협회, 비즈한국, 헬스경향, 스포츠조선, 스포츠서울, 뉴시스, 뉴스1, 뉴스토마토, 한국스포츠경제, 조세일보, 여성신문, 여성경제신문, 시사저널, 일요신문, 일요서울, 일요시사, 일요주간, 일요저널, 민주신문, 시사위크, 시사포커스, 시사오늘, 시사서울, 시사주간, 토요신문, 토요경제, 사건의내막, 월요시사, 월요신문, 일요경제, 주간현대, 위클리오늘, 위클리서울, 재경일보, 중소기업신문, 현대경제신문, 천지일보, 소비자경제신문, 머니위크 등 (이상 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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