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임아무개 과장이 삭제한 자료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말을 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더불어 국정원이 자료 제출도 거부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까지 가서 기술간담회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오는 6일 예정된 ‘국정원 해킹 기술간담회’ 보이콧을 시사한 것.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신경민 새정치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정원이 14일과 17일 정보위에서 이야기한 것들이 흔들리고 있다”며 국정원의 주장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초 국정원은 임 과장이 삭제한 것이 시스템 파일인지 몽고DB인지 물었을 때 ‘전부 다 지웠다’고 답한 바 있다. 몽고DB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의 일종이다. 

그러나 신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에 대해 지난 달 31일 몽고DB만 삭제했다고 말을 바꾸었다. 야당이 “시스템 파일은 ‘삭제키’(delete)로 안 지워진다”고 주장한 이후다. 이어 신 의원은 “몽고DB만 삭제했다면 왜 복구에 6일이 걸렸나. 따라서 이 주장은 (디지털 포렌식으로 한다고 한) 복구 시간과 상충된다”며 “벌써 말이 여러 번 바뀌었다. 뭐가 진실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 안철수 의원과 신경민 의원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정원 해킹사태 해결을 위한 토론 및 백신프로그램 발표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국정원이 전문가 간담회와 관련해 야당이 요청한 자료 제출 또한 계속 거부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앞서 새정치는 국정원에 △삭제한 하드디스크 원본과 데이터 용량, 목록 및 로그 기록 △복원한 데이터의 용량, 목록 및 로그 기록 △삭제되지 않은 데이터의 용량과 목록 등을 국정원 측에 요구했다. 

신 의원은 “지금으로서는 국정원의 태도 변화를 읽을 수 없기 때문에 (6일 예정된 기술간담회 참석에) 매우 부정적”이라며 “국정원은 현장에 와서 보면 안다고 하는데 이게 살인현장이 아니다. 디지털시대 현장검증은 충분히 자료를 보고 현장을 봐야한다. 하루이틀로 안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에 대해 “무성의하다”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신 의원을 밝혔다. 

한편 신 의원은 야당이 검토하고 있는 해킹팀 자료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400기가 용량의 파일을 서너등분해서 죽 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나온 게 있다고 한다. 저한테 설명을 하는데 전문용어 등이 많아서 모르겠다. 안철수 위원장이 언제 한 번 모아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는 기술간담회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오는 3일 중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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