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로 제작거부 9일째를 맞은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노동조합 소속 노지민 PD와 유지연 PD, 정승조 아나운서가 30일 미디어오늘 팟캐스트 ‘미오캣’에 출연해 제작거부까지의 배경과 심경을 털어놨다. <팟캐스트 바로 듣기> 

유지연 PD는 이날 방송에서 “노종면 국장이 나간 이후 회사에선 비상상황이란 미명하에 비상식적인 일들이 있었다. 내 경우 담당했던 ‘인터뷰 중’이란 코너가 방송 하루 전날 폐지통보를 받았다. 인원이 별로 없어서 많은 사람이 붙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고 밝혔다. 유지연 PD는 “(위에서) 인원이 적으니 연합뉴스를 우라까이(베껴 쓰기)하라고 해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며 그간 심경을 털어놨다.

노지민 PD는 “사측은 늘 비효율적이라는 논리를 들이댄다. 조직개편을 하면서도 기존 조직이 비효율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새 조직개편에서) 어떠한 청사진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지민 PD는 “최소한 (언론으로서) 기본은 할 수 있는 편성을 지켜나가고 싶지만, 결정과정에 대해 알려주지 않고 통보하는 문화가 (내부에) 자리 잡았다”며 최근의 미디어협동조합 상황을 두고 “협동조합과 언론사로서의 정체성 모두 져버린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 지난 7월 22일 미디어협동조합 노동조합의 기자회견 모습. ⓒ언론노조
 

외부에서 제작거부 발단이 된 사건으로 알려진 ‘대자보 사건’의 촉발자였던 유지연 PD는 동료직원들과 함께 대자보를 붙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 “개인적으로 대화를 요청해도 제대로 해결되는 경우가 없었다. 경위서도 반성문 식의 경위서를 요구했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었다”며 “고우 제작국장 대행이 (자신을 비판하는 단체메일 발송은) 인민재판이라고 주장했으나 그런 뜻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지민 PD는 “(사측에게 뜯긴) 대자보는 바로 쓰레기통으로 가더라”고 덧붙였다. 

일부 조합원이 공대위 구성을 ‘외부세력 개입’이라 규정하고 반대하는 상황에 대해 노지민 PD는 “조합원 개개인의 주인의식을 잘못됐다고 규정하긴 어렵다. 다만 (미디어협동조합을) 협동조합이냐 언론이냐를 규정하느냐에 있어서 경영진의 실패가 조합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노 PD는 “사내 토론회를 할 때 여기는 언론사가 아니라 협동조합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공정언론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인데, 경영진이 가려는 방향이 어디인지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노지민 PD는 “경영진에게 경영책임을 물으면 노종면‧김용민 등 떠난 사람들의 잘못이라고 했다. 경영진의 무능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노 PD는 “이번 기회가 국민TV를 새로 만들 수 있는 기회다. 계속 침묵하면 미래가 없겠다 판단해서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노 PD는 “출연진들이 (제작거부사태 해결을 위해) 중재역할에 나섰지만, 그들 프로그램의 일부를 폐지하겠다고 서영석 이사장이 얘기했다”며 “이렇게 방송폐지가 쉽고 사람을 끊어내는 게 자유로운 조직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 국민TV '뉴스K' 앵커였던 노지민PD.
 

이들은 조합원 및 시민들에게 현 제작거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사측에는 대화를 촉구했다. 유지연 PD는 “현재 필수인력으로 참여하는 PD들도 우리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노조원 중 3분의 2는 같이 이 일을 하고 있다. 파업을 하면서 가족이라고 느끼고 있다. 이거 끝나면 정말 멋진 방송 만들어보자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조 아나운서는 “이번 사건은 미디어협동조합에서 공정언론을 하자고 모인 사람들 전체의 문제다. 청취자게시판을 보면 응원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 보면 가슴이 무너진다. 우리의 진정성을 봐주시고, 극단의 상황으로 가지 않기 바란다”며 “우리는 대화를 하고 싶다.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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