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조능희, MBC본부)가 31일 임진택 MBC 감사에게 이상호 복직기자에 대한 회사의 재징계 건과 관련해 특별감사 조치를 요청했다.

내달 3일 오전 열릴 이 기자에 대한 재징계 심의 인사위원회(위원장 권재홍)를 앞두고 이러한 조치를 요구한 목적은 인사위 개최 사유 가운데 하나인 이 기자의 트위터 게시글과 관련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다는 데 있다. 

이 기자는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MBC가 김정남(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장남) 인터뷰를 추진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기자는 이날 트위터에 “MBC 김재철, 김정남 단독인터뷰 비밀리 진행, 선거 전날 보도 예정설” “김정남 인터뷰 진행은 MBC 사회부 특별취재팀 작품으로 카메라와 취재 기자 모두 시용기자 출신”, “사실상 김재철 사장 비선팀으로 권재홍 보도본부장에게 직보한다는 첩보” “편성에선 오전 9시 30분 특별보도설 모락모락”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당시 허무호 MBC 방콕 특파원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남을 만나기는 했지만 인터뷰를 공식적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혀 이 기자의 폭로가 사실무근이 아니라는 주장에 힘을 더했다. <관련기사 : 허무호 특파원 김정남 면담은 시인, 그러나 시점은…>

   
▲ 안광한 MBC 사장(왼쪽)과 이상호 MBC 복직기자. (사진=MBC, 김도연 기자)
 

사측은 이러한 행위가 회사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이듬해 이 기자를 해고했다.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복직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MBC는 △해당 트위터를 통한 회사 명예훼손 △회사 허가 없이 팟캐스트 출연 등을 내세워 다시 인사위 출석을 통보한 상태다. 

MBC본부는 “굳이 다시 재징계를 한다면 양형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 회사 및 감사 차원의 진상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며 “사실 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인사위원회 개최도 연기하라”고 밝혔다. 

MBC본부가 조사를 요구한 사안은 △김정남과의 인터뷰가 추진된 경위 △김정남의 소재를 전달해준 취재원 △김정남 인터뷰 지시경로 △최초에 김정남 인터뷰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나, 추후 인터뷰 추진이 사실이라고 회사의 입장을 바꾼 이유와 과정 △당시 최대 이슈였던 NLL에 대한 특파원 질의와 관련한 김정남의 발언내용 △김정남을 5분이나 인터뷰하고도 보도하지 않은 경위 등이다. 

MBC는 지난 27일 이 기자에 대한 재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세월호 국면에서 정부의 무능을 비판한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연출 등 해직 기간에 행한 행위에 대해서도 징계 심의 사전 조사를 벌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MBC는 “MBC노조가 교묘히 왜곡하는 것처럼 특정 행위에 대해 ‘해고기간 중의 품위유지 위반’으로 재징계하는 것이 아니”라면서도 “판례에 따라 임시근로자 지위기간 중 벌인 행위에 대해서도 사규 위반 사실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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