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취임 1주년을 맞은 조대현 사장 심판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길환영 전 KBS 사장의 잔여 임기를 맡아 KBS에 입성한 조대현 사장이 최근 내부 구성원을 징계하는 등 연임을 위한 무리한 행보에 대한 비판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권오훈, KBS본부)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 계단에서 “길환영 차 막았는데 조대현이 징계하냐”, “하다하다 안 되니까 후배까지 팔아먹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조대현 사장의 연임을 비판하는 피켓팅을 진행했다. 

조대현 사장은 지난해 길환영 전 사장 퇴진 및 출근 저지 과정에서 징계안이 회부된 직원 9명에 대해 정직 4개월~감봉 5개월 등 중징계를 내렸다. KBS본부 전·현직 집행부는 물론 평기자 조합원도 포함된 중징계였다. KBS 내부에서는 조대현 사장이 연임을 위한 청와대 눈치보기성 징계라고 비판했다. 

권오훈 위원장은 “1년 전 조대현 사장이 KBS 구성원과 국민에게 국민이 원하는 방송을 만들겠다고 하며 KBS 사장에 취임했는데 지금 그 약속을 지켜 공정방송을 하고 있느냐”며 “공정방송을 하기는커녕 부당징계를 남발하고 청와대 낙점을 위해 연임만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오훈 위원장은 이어 “1년 전 길환영 사장을 우리 손으로 몰아냈듯이 KBS 구성원 손으로 반드시 조대현 사장을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조대현 사장 취임 1주년을 맞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계단에서 징계 철회와 조대현 사장의 무리한 연임 추진에 반대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권오훈 위원장은 청와대를 향해서도 “입맛에 맞는 사장, 입맛에 맞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려고 한다면 우리는 온 힘을 다해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며 “다시 싸움이 시작된다면 그 전선은 KBS 본관 앞이 아니라 청와대 앞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피케팅에 참석한 조합원들의 발언 속에는 조대현 사장의 무능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한 조합원은 “지난 1년 동안 뉴스는 나아진 것,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고 내부 의사소통 방식이나 구조 역시 마찬가지”라며 “조대현 사장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길환영 전 사장이 쫓겨난 과정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얼마쯤 개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높은 자리에서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본인이 한 말을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모습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조대현 사장 역시 그동안 거쳐 간 사장과 똑같이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줬다. 보궐 임기 마치는 것도 부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대현 사장의 무리한 징계 배경으로 차기 사장 후보로 청와대의 낙점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함철 부위원장은 “조대현 사장이 아무리 노력해도 청와대로부터 차기 사장으로 낙점 받지 못하자 온갖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이병순 전 사장이 연임될 줄 알고 포악스러운 짓을 하다가 김인규 전 사장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조대현 사장은 제2의 길환영뿐 아니라 제2의 이병순”이라고 질타했다. 

함철 부위원장은 “새노조는 조만간 조대현 사장의 1년을 묻는 조합원 설문평가를 진행할 것”이라며 “연임 반대를 위한 실체적인 활동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KBS본부는 29일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조대현 사장 평가 설문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