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재 다음카카오 차장의 논문엔 관련 분야 종사자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다. 인터뷰 대상자는 총 15명으로 포털 뉴스편집자, 제휴 담당자, 미디어 정책 담당자, 언론사의 정책 담당자, 일반 기자, 기사 어뷰징 담당 닷컴 기자, 개발자 등이다. 미디어오늘은 논문에 소개된 관련 종사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먼저 현재 디지털 뉴스 콘텐츠 유통 방식의 장점으로 관련 종사자들은 ‘빠르고 쉬운 뉴스콘텐츠 유통과 소비’를 꼽았다. 또한 뉴스시장으로의 신생매체들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도 장점으로 지적됐다. 반면 단점으로는 포털의 영향력 증대와 뉴스 컨텐츠의 질 저하가 꼽혔다. 특히 포털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데 반해 언론사의 콘텐츠 유통 전략 부재와 과다 경쟁이 어뷰징 심화의 한 요인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포털에 대한 종속 문제도 지적됐다.

“(뉴스가)전적으로 포털 뉴스에서 소비되다 보니, 유통채널이 제한된다. 그리고 언론사 고유의 편집권이 침해되고 포털에 종속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A 경제지 취재팀 차장)

   
▲ 일러스트=권범철 만평작가
 

기사 어뷰징의 원인으로는 수익성을 꼽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A 경제지의 닷컴사 기자는 “(언론사가)고급 콘텐츠를 생산할 역량과 고민이 없다”며 “손쉽게 돈과 트래픽을 버는, 투자 대비 수익성 측면에서 어뷰징이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진단했다. B 경제지 취재기자는 “인터넷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데 완벽하게 실패한 한국 언론사들의 무지와 안일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포털이 기사를 내어달라고 요청할 때, 적어도‘포털 밖 인터넷 전문가’를 찾아 그들을 포섭하고 상담이라도 했다면 지금처럼 바보같이 기사를 내어주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일단 주도권을 빼앗기고 보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결국 포털에 기생해 트래픽을 올리기 위한...(중략)...어뷰징 장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언론사와 포털, 그리고 유관단체들은 어뷰징 관련 해법들을 내놓은 바 있으나 큰 개선은 없는 상황이다. 언론사들이 내놓았던 자구책들에 대해선 ‘시스템’의 개선 없이 개별 언론사들의 노력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SNS기반 D매체의 대표는 “현재로선 언론사에게 기사 어뷰징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수익 보전 방식이므로 대안이 마련될 수 없다”고 했다. 포털 주도의 어뷰징 개선책에 대해선 포털사의 트래픽 증가라는 서비스 전략과 배치되는데다 일시적인 대책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연예전문 인터넷신문의 대표는 “포털의 연예, 스포츠 위주의 섹션이 어뷰징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포털 위주의 정책에 미디어는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단순 트래픽 유발과 독자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포털 정책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사 어뷰징 문제는 언론과 포털, 정부에 공동의 책임이 있으며 가장 큰 피해자는 뉴스 소비자라는 의견도 있었다. 

기사 어뷰징을 막기 위한 대안들도 제시됐다. 관련 종사자들 중 일부는 언론사들이 “포털과의 제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만큼 포털의 기사 어뷰징 강력 제재는 기사 어뷰징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반면 실제 기사 어뷰징을 종합일간지 대형매체들이 주도하는 현실에서 포털의 제재가 일부 군소 매체에만 한정되어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포털 업계의 C실장은 “검찰총장도 날려버리는 유력 매체들의 힘이 과도해 언론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하고, 시장의 견제 혹은 상호 견제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어뷰징에 의한 트래픽이 아니라, 매체에 대한 객관적인 시장 평가가 이뤄져야 할 텐데 역시 국내 현실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포털의 강력한 정책 적용과 함께 검색 알고리즘 개선 문제도 중요하게 지적됐다. B경제지 취재팀 기자는  “실시간 이슈와 연예, 스포츠 섹션을 축소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포털 메인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실시간 검색어를 없애지 않는 한 기사 어뷰징은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SNS기반의 C매체 기자는 “플랫폼 사업자의 뉴스 피딩 개선이 기사 어뷰징 해결을 위한 방법”이라며 “현재 네이버가 하고 있는 클러스팅 방식은 좀 더 강력하게 그룹핑으로 해 묶을 필요가 있으며 원 소스 기사를 더 보여주는 방식의 검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관련 종사자의 다수는 이같은 해법들과 함께 언론, 포털, 정부 공통의 적극적인 대안이 수반되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답했다. 포털 뉴스편집팀의 팀장은 “일단 유통에 영향력이 있는 포털이 어뷰징 감소를 위한 대책이나 가이드를 마련하고, 언론과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며 “언론의 협조 혹은 의지 없이 어뷰징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디지털 뉴스 컨텐츠 유통 발전을 위한 제언’으로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대안 마련과 △신뢰와 책임을 강조하는 거버넌스 도입 등을 제시했다. B경제지 취재기자는 “모바일 퍼스트. 매체들은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마지막 기회를 놓칠 지도 모른다. 웹에서 포털과의 플랫폼 경쟁에서 밀렸지만 모바일에서는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콘텐츠만 잘 만든다고 유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SNS기반 C매체의 기자는 “로봇 저널리즘이 향후 10년 안에 도래할 것으로 보이는 지금의 상황에서 대체 가능한 기사만을 생산하는 저널리즘으로서는 그 한계가 명확하다”며 “디지털로 옮겨가야 하는 이유는 수익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지만, 그것만으로 혁신을 주저해야 할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한 종합지 전략팀의 부장은 “언론과 포털 등 시장 이해관계자들이 디지털 뉴스 시장 문제점을 공유하고 개선할 수 있는 라운드 테이블이 필요하다”고 했고, SNS기반 D매체 대표는 “독자위원회 등의 모니터링 평가를 통해 ‘평판시스템’을 그 유통 알고리즘에 적용하지 않으면 쓰레기의 악순환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재 차장은 "인터뷰는 지난 5월 1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으며, 서면 인터뷰를 기본으로 하고 필요할 경우 전화 혹은 대면 인터뷰 방식을 병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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