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이 끝난다. 6일 기준 406일째 구미 스타케미칼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차광호 금속노조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해복투) 대표가 농성을 마무리하기로 한 것. 노사는 6일 오후 잠정합의만을 도출했다. 그간 해고자들은 스타케미칼 공장 가동 중지에 대해 '분할매각 후 먹튀' 라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6일 해복투에 따르면 스타케미칼 사측과 해복투는 △스타케미칼의  모기업 스타플렉스가 설립하는 법인으로 해고자 11명 전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노동조합 승계와 활동 보장 역시 보장하며 △모든 민·형사상 소송과 고소·고발 취하할 것 등에 잠정 합의했다. 잠정 합의안은 이날 오후 해복투 조합원들의 총회를 거치게 되며, 이에 따라 노사는 7일 오전 본 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해복투는 이날 잠정합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공장이 멈춰서고 매각하려는 과정 어디에도 노동자는 없었다. 노동자는 자본가 마음대로 쓰고 버려지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민주노조를 짓밟고자 한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비록 패배할지언정 투쟁으로 각인시켜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 차광호 대표가 굴뚝을 찾은 사람들에게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사진= 차광호 페이스북
 
   
▲ 차광호 대표가 농성 중인 구미 스타케미칼 굴뚝. 사진=노동과 세계
 

 

그러면서도 이들은 “이 투쟁은 미생”이라고 말했다. 가동이 중지된 공장을 예전의 현장으로 되돌리지 못했고 떠나간 동료들을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복투는 “그래서 싸움은 일단락되었지만 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민주노조를 지키고자 함께 한 동지들과 완생을 위한 기나긴 여정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차 대표는 오는 8일 오후 2시께 농성을 해제한다. 

그간 해고자들은 스타케미칼 공장 가동 중지에 대해 ‘먹튀’ 의혹을 제기해왔다. 김세권 사장이 3승계(고용·노동조합·단체협약)를 약속하며 애초 700억이 넘는 공장을 399억에 인수했지만 19개월 만인 지난 해 1월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폐업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당시 228명이 희망퇴직 방식으로 회사를 나갔지만 차 대표 등 28명은 이를 거부해 해고됐다. 그리고 그 중 11명만 남았다. 

이에 대해 회사는 2년 연속 적자(2011년 156억원, 2012년 160억원) 를 이유로 댔지만 노동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섬유사업 특성상 쉬던 공장을 재가동하게 되면 5년 정도는 적자가 나는 게 당연하며 인수 과정에서 이를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노동자들은 “회사가 공장을 분할매각 하려하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수익을 남길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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