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국채사기’가 불러온 그리스 채무불이행
골드만삭스 ‘국채사기’가 불러온 그리스 채무불이행
유럽연합 쥐고흔드는 골드만삭스...시리자 정부 전복 위한 ‘흔들기’ 의도도

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인 그리스가 5일 구제금융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그리스의 디폴트가 가져올 후폭풍 때문인지 IMF는 현재 그리스의 채무불이행을 디폴트가 아닌 체납(arrears)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스의 디폴트와 그렉시트는 IMF로 대표되는 워싱턴 컨센서스에 대한 저항과 나머지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동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컨센서스는 1980년대 남미 외환위기에 대한 대응에서 처음 작동한 미국식 자본주의의 대외확산 전략으로, 서민의 희생을 전제하는 고도 긴축, 민영화, 자본개방 등으로 나타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는 1일 “그리스 디폴트는 IMF의 재앙적이고 연쇄적인 판단 오류의 결과”라며 2010년 5월 IMF가 그리스의 국가 채무 재조정을 거부한 것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즉 “그리스의 국가 채무가 재조정되어선 안되며 전액 지불되어야 한다는 채권단의 고집을 칸 총재가 묵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그리스를 위한 최선의 고려가 아니었다고 인디펜던트는 덧붙였다. 

   
▲ 2011년 11월 18일 인디펜던트 기사. '골드만삭스가 유럽을 장악하다'
 

그리스에 대한 채권단의 가혹한 조치를 그리스의 집권당에 대한 흔들기로 보는 분석도 많다. 2000년대 초반 보수당 정권 시절에 뿌리를 두고 있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이용해 급진좌파연합 시리자 정권을 채권단과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의 입맛에 맞는 세력으로 교체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그리스 경제위기는 2010년 초 그리스의 숨겨진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규모가 밝혀지며 시작됐다. 그런데 이같은 국가부채의 은폐는 2000년~2001년 골드만삭스와 그리스 전 정권들의 ‘국채 사기’ 행각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그리스의 보수 정권과 공모해 국채 조달을 스와프 거래로 위장, 부채를 은폐하는 방안을 설계해주고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이 스와프 거래를 통해 향후 그리스의 공항과 고속도로, 복권판매 등에서 발생하는 국가재정 수입의 상당액을 2019년까지 챙겨가기로 해놓았다. JP모건체이스 등 다른 금융자본들 역시 유럽 주변국들의 국가채무 은폐에 관여해왔다. 

이렇게 위기를 조장한 금융자본들은 다시 위기 국가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에 베팅해 부도위험을 높여가며 이익을 챙겨왔다.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폭로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1년 8월 골드만삭스의 한 수석전략가는 그들의 헤지펀드 고객들에게 비밀 보고서를 보내 유럽 주변국 금융기관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함께 유럽의 위기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예컨대 유로화에 대한 6개월 만기 풋옵션(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 큰 수익이 발생)과 유럽의 기업채권 인덱스에 대한 CDS(신용디폴트스왑) 구매 같은 방식이었다. 

2011년 2월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SAC캐피털 어드바이저스를 비롯한 대형 헤지펀드 대표들이 뉴욕에서 은밀한 아이디어 만찬(idea dinner)을 갖고 유로화 폭락 및 그리스 국가 부도에 베팅하기로 한 사실이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유럽연합의 설계부터 출범, 유로화의 도입 등 발전의 전 과정에 개입해왔는데, 이를 방증하듯이 EU 주요 국가들의 역대 총리, 재무장관 라인엔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포진해왔다. 그리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2011년부터 과도내각을 이끌었던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는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1994년부터 2002년까지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로 재임하며 유로화도입을 주도하는 한편 골드만삭스와의 국채 사기에 관여했다. 

이런 방식으로 잉태된 그리스의 경제위기가 터진 2010년 ‘헤지펀드 차단’을 외쳤던 그리스 공공채무관리국장 페트로스 크리스토돌루 역시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출신이다. 그 역시 그리스 국가채무 은폐에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공공채무관리국은 그리스의 경제위기 대응을 총괄하는 주무부처였다. 

유럽연합은 골드만삭스가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와 G20 금융안전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 의장을 거쳐, 현재 유럽중앙은행 총재를 맡고 있는 마리오 드라기는 골드만삭스 유럽 부회장이었다. 지금 그리스를 압박하는 선두에 있는 영국의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BOE) 총재도 10년 넘게 골드만삭스에 몸담았다. 2011년에 사임한 안토니오 보르게스 IMF 유럽지부장과 ECB 이사회 멤버이자 독일 분데스방크 이사였던 오트마 아이싱도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2013년까지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마리오 몬티는 골드만삭스 국제자문위원이었고, 피터 서덜랜드 골드만삭스 전 회장은 과거 EU의 관료였으며 아일랜드 구제금융을 설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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