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데이가 메르스 확진자의 신상정보 전부를 공개한 인터뷰를 게재했다. 

중앙선데이는 21일 <”집·자녀 학교 공개 전, 양해 구했으면 흔쾌히 응했을 텐데…”> 제목의 기사를 냈다. 이 기사에 등장한 인터뷰 인물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남시 거주 삼성서울병원 전문 의료인이라고 공개한 사람이다. 중앙선데이는 삼성서울병원 간호사를 인터뷰해 실명과 사진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중앙선데이는 K간호사가 이 인터뷰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입장은 이해 하지만, 특종 잡은 것처럼 일방적으로 터트렸다. 결과적으로 저희 가족만 나쁜 사람처럼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K간호사는 ‘이재명 시장의 신상 공개 이후 고초를 겪은 적이 있나’란 질문에 “딸(12)의 반 친구 SNS에서 ‘누구 엄마가 간호사냐’라는 글이 떠돌았다고 한다. 상처 주는 말들도 있었다”고 답변했다.

앞서 이재명 시장은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K간호사를 “삼성서울병원 근무 의료 전문가”라고 언급하고 자녀의 학교명, 아파트명, 거주동 등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문화일보는 이재명 시장이 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문화일보 보도는 사실 관계를 잘못 전달했고 격리환자의 신상정보를 필요 이상으로 밝혔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화일보는 “삼성서울병원 30대 후반 여간호사 A씨”라고 해당 간호사의 신상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그를 병문안 한 지인을 인터뷰해 “시장이 관련 정보를 대중에게 공개해 더욱 혼란스럽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문화일보의 보도 내용은 곳곳에서 오류가 드러났다는 것이 이재명 시장 측 주장이다. 이재명 시장은 미디어오늘(관련기사: 이재명 성남시장 “문화일보 간호사 허위조작보도”)에 환자 남편을 통해 환자에게 확인한 결과 환자가 격리돼 있어 지인을 만난 사실이 없다고 문화일보의 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또 문화일보가 K간호사를 30대 후반이라고 보도했으나 실제로는 40대 초반이며 문화일보가 60번째 환자라고 특정했으나 확진 받은 순번도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선데이는 이 기사에서 78번째 확진자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실명 보도 기사가 삭제된 중앙선데이
 

이재명 시장은 문화일보에 대해 “언론중재위나 법원의 법적 조치는 변호사 선임하고 최악의 경우 돈으로 막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요”라며 문화일보 절독과 구독 거부, 광고 불매 운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재명 시장은 문화일보에 대해 허위조작 보도라며 환자 남편과 접촉한 사실을 밝히는 등 정정 사과 요청을 한 상태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 계정에 “메르스 괴담창작 문화일보…법적조치가 끝이 아닙니다” 제목의 글을 통해 “정치적 목적으로 메르스괴담 창작해 공격하고서도 아직 정정보도 사과 안 한다”며 정정보도나 사과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또 “창간 후 지금까지 문화일보가 한 모든 조작 오보를 조사하는 ‘괴담일보 조작 오보 흑역사’ 시리즈도 시작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시장은 “민주주의를 좀 먹는 악습인 이번 허위왜곡 보도는 수년이 걸리더라도 다른 일을 못하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재명 시장과 문화일보가 신상정보 공개 논란을 벌이는 가운데 중앙선데이가 인터뷰 기사를 통해 K간호사의 실명과 사진, 확진자 순번까지 모두 공개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K간호사는 “30대 후반 삼성서울병원 근무 여성 간호사”로만 알려져 있었다. 

정부의 환자 비공개 원칙에 어긋나는 데다 그로 인해 얻을 공공적 이득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K간호사의 실명과 사진 공개를 했어야 했느냐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K간호사와 가족에 대한 낙인효과를 중앙선데이가 자초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재명 시장 측의 정보공개는 비공개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는지 아니면 신상정보로 인한 피해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중앙선데이가 이를 논란으로 해서 아예 신상정보 전체를 공개해버린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이재명 시장 측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중앙선데이가 환자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나이와 실명까지 공개한 것은 정부의 환자 비공개 원칙에도 어긋난 것"이라며 "최소한의 정보공개 논란을 일었던 것을 중앙선데이가 자녀를 걱정하는 모정을 이용해 악의적 인터뷰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선데이 측은 미디어오늘 보도 이후 인터넷에서 관련 기사를 삭제 조치했다.  

[기사 수정] 6월 21일 2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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