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그가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샘물교회 신도들의 선교 활동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내에서는 샘물교회 신도들이 무리한 선교활동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23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황교안 후보자는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 근무했던 2007년 10월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아프간으로 가자” 제목의 글을 올렸다. 

황교안 후보자가 글을 쓰기 3개월여 전인 같은 해 7월, 봉사활동을 이유로 여행제한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 갔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샘물교회 신도 23명이 탈레반 세력에 피랍된 사건이 발생했다. 피랍된 신도 중 2명은 살해되고 나머지는 석방됐다. 이 사건을 두고 국내에서는 기독교의 무리한 선교활동이 도마에 올랐다.

황교안 후보자는 이 글에서 이슬람권인 아프가니스탄을 ‘영적으로 죽은 나라’로 폄훼하고 샘물교회 신도들을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치켜세웠다.

황교안 후보자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1978년 친소련파 세력이 쿠데타로 사회주의 정권을 출범시키면서 내전이 시작됐다, 1994년에는 탈레반의 출현으로 내전이 격화됐다”며 “더욱이 기독교인은 7000명(전체 인구의 0.03%)에 불과하다, 영적으로도 죽은 나라”라고 소개했다. 

   
▲ 황교안 총리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13년 11월 9일 서울 도봉구에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연탄 배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황교안 후보자는 아프가니스탄을 “주님의 복음이 절대로 필요한 나라”로 규정하고 “그들은(샘물교회 신도) 영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그들을 정말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땅에 갔던 것”이라고 옹호했다. 

황교안 후보자는 “그들은 죽어가는 이웃을 돌보지 않을 수 없어 의약품과 구호품을 들고 들어갔다가 위험에 직면하게 된 ‘선한 사마리아인’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교안 후보자는 “최고의 선교는 언제나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 “선교에는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선교 방식에 대해서도 옹호했다. 당시 샘물교회 신도들의 피랍 소식이 국내에 전해지고 난 후 여행제한 지역으로 지정된 위험 지역을 여행한 것과 동시에 타 종교를 배척하는 기독교의 선교 방식 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황교안 후보자는 “그들이 공격적 선교 때문에 피랍된 것이 아니라 단지 ‘외국인’이기 때문에 피랍된 것”이라며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후보자는 또 “그들에 대한 부당한 공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인터넷에도 글을 올리고 댓글도 달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당시 일부 기독교의 이 같은 인식에 대해 교계에서는 성서의 의미를 해석하기 보다는 글자 뜻 그대로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한국 개신교의 왜곡된 현실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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