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신입 공채를 하지 않겠다는 MBC의 인사 방침에 대한 언론사 준비생 반발이 커지고 있다. 신입 공채 폐지가 공영방송의 사회적 역할에 부합하는 것이냐는 비판에서부터 입맛에 맞는 사람만 뽑을 거라는 우려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안광한 사장은 지난달 노사협의회에서 신입 공채를 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안 사장은 이 자리에서 “격화된 경영 환경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대졸신입 정기공채는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 MBC, 신입 공채 더 이상 안 한다>

안 사장은 “(언론사 지원자 가운데) 재수, 삼수도 많고 청년실업도 많다 보니 입사 요령을 굉장히 많이 익힌 사람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며 “경력사원에는 여러 연차가 있고 다양하다. 다른 기업, 다른 문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하게 들어와 MBC 구성원과 경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전체 인력 수준이 상승될 수 있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안광한 MBC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MBC가 대졸신입 공채 대신 경력 위주의 수시채용 방침을 세웠다는 이야기는 이전부터 공공연하게 떠돌았다. MBC의 한 기자는 1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공채 폐지가 최근에 나온 이야기는 아니”라며 “그동안 MBC의 신입공채는 채용 절차 면에서 단계적이고 투명했으나, 현재는 인재를 어떻게 채용하는지 구성원들은 과정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자는 “신입 공채 제도는 MBC 조직 활력을 제고하는 기능을 했고, 인재를 차별 없이 뽑는다는 측면에서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무를 일정 부분 수행했던 제도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침에 대해 언론사 준비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이들이 주로 모이는 한 커뮤니티에서는 “MBC가 앞으로 신입 공채를 뽑지 않는다고 한다”, “공영방송사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 등 성토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커뮤니티의 한 유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일자리 창출, ‘정규직 신규채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더군다나 공영방송이라고 하는 방송국이 ‘경영 효율’을 위해 더 이상 신입 공채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취업 준비생이기 앞서, 언론을 전공한 학생으로서 우울하다”고 밝혔다. 

언론사 지망생 박아무개씨(29, 여)는 19일 “소식을 듣고 ‘왜 신입을 안 뽑을까’라는 생각보다 ‘입맛에 맞는 사람만 골라서 채우겠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했고, 김아무개씨(27, 여)는 “시사교양국을 없애고 뉴스도 엉망이 되는 등 사실 언론사로서 MBC에 기대했던 것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지망생 정아무개씨(27, 여)는 “MBC노조가 무너질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라며 “그때는 외면하다가 직격탄을 맞으니 지망생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번 MBC 사태는 언론 공정성이라는 거대한 문제에 침묵했을 때 청년층이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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