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이 지난달 단독 보도한 광주MBC와 A 건설사 사이에 오간 협찬금과 관련해 광주광역시 공무원이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이 해당 공무원을 참고인으로 조사한 사실도 확인됐다. 

광주MBC는 지난해 자사 사옥 맞은편 아파트 건립과 관련해 긴급 취재 시 방해가 된다는 이유 등으로 A 건설사에 별도의 후면도로 개설을 요구했다. 본지는 A 건설사가 협찬금 2억 원 지원을 약속하고 광주MBC과 건축 협약을 맺은 사실을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관련기사 : 광주MBC, 수상쩍은 건설사 협찬금 2억원>

   
▲ A건설사는 지난해 8월경 광주 월산동 일부의 땅 소유권을 획득하고 149세대 규모의 아파트 건립 사업을 추진했다. 건설 현장과 인접한 광주MBC는 이 사업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아파트 주 진입로가 MBC쪽으로 향해 있어 중계 차량의 통행 등 방송사 업무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 현장 사진. ⓒ미디어오늘
 
 

그런데 이 과정에서 건축 담당 광주시청 공무원 B 계장이 협약에 다리를 놓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최근 B 계장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검찰 수사는 전직 광주MBC 사업국장이었던 송아무개씨가 올해 초 “최영준 광주MBC 사장과 이강세 보도국장이 A 건설사에 착공의 대가로 처음 10억 원을 요구했다가 8억 원으로 낮췄고,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할 것 같으니까 결국 5억 원으로 합의한 후 2억 원은 방송사 협찬으로, 나머지(약 3억 원)는 비공식적으로 직원들을 속이고 둘이서 착복했다”며 최 사장과 이 국장을 상대로 제출한 고소장에 따른 것이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송씨의 녹취록에 따르면, 모 대학 관계자 C씨는 B계장에 대해 “(A 건설사의) 브레인 역할을 한다”, “상당히 영향을 주고 있다” 등의 발언을 송씨에게 했다. 이번 녹취록은 주로 C씨가 B계장에게 들은 이야기를 송씨에게 전하는 발언들로 채워져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10억을 요구해서 8억, 5억까지 깎았다”는 등 최 사장과 이 국장의 개인 착복을 암시하는 발언이 있다는 점이다. C씨는 B계장과 지인으로 최근 검찰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 지난해 11월 광주MBC와 A건설사가 협의한 건축 협약서. ⓒ미디어오늘
 

앞서 본지는 A 건설사 직원 ㄱ씨의 부친 ㄴ씨가 “당초 거기서(광주MBC) 10억을 요구했었어. 당초에 10억을 요구했는데 그렇게는 못하고.”, “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A 건설사)가 제시한 것이 한 3억에서는 많게는 5억 정도 된다고 하더라” 등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통화 녹취를 토대로 송씨는 MBC 경영진의 착복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기사 : 검찰, 광주MBC 건설사 협찬금 수사 진행 중>

A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달 B 계장에 대해 “MBC가 요구했던 후면도로 개설과 관련해서 우리 쪽에 자문을 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고, B 계장은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A 건설사와 실무협상을 담당했던 이강세 광주MBC 보도국장은 ‘B계장’에 대해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 했다. 본지는 C씨와의 연락을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광주MBC 협찬금 의혹” 관련 반론보도

본지는 지난 5월5일자, "광주MBC 협찬금, 삼각 카르텔 드러나나" 제하의 기사 등 4개의 보도에서 광주MBC가 모 건설사와 협찬협약을 맺으면서 당시 협상을 주도했던 사장과 보도국장이 협찬금의 일부를 착복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광주MBC는 "사장과 보도국장이 협찬금을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는 부분은 광주MBC 전 직원 송아무개씨의 일방적 주장일 뿐, 모든 협상은 개인이 아닌 비상대책위 차원에서 진행됐기에 협찬금을 개인저긍로 착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고 고소장을 제출한 송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조만간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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