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민 PD는 지금의 자리가 버겁다고 했다. 그는 지금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데일리뉴스프로그램 뉴스K의 메인앵커다. 뉴스를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자리다. 지난해 노종면 전 보도제작국장이 돌연 사표를 내고 올해 초 황준호 뉴스팀장마저 회사를 떠나며 앵커석이 비었다. 임시 앵커로 시작했는데 어느덧 두 달째다. 선배의 빈자리는 무겁다. 

“선배들의 역할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그냥 최선을 다 하려고요.” 28일 만난 노 PD는 마른 웃음을 지었다. 뉴스K 1년, 지금은 불가피한 재정비 기간이라고 했다. 후배를 두고 떠난 선배들에 대한 원망, 물론 있었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생각 많이 했죠.” 하지만 남은 자들에게 맡겨진 역할도 있었다. 뉴스K는 4월 개편에서 뉴스시간을 오후 7시로 앞당기고 방송시간은 30분 내외로 줄였다. 데일리 편성을 위한 일종의 타협점이었다.

노 PD는 “심층보도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당연히 취재현장에 나가야 하지만 그러기도 어렵다. 하지만 데일리를 포기하면 뉴스K의 정체성을 잃어버린다. 대안언론 유일의 데일리방송이란 위치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람을 잃은 만큼 보도국 인원은 홀쭉해졌다. 현재 TV제작국 인원은 프리랜서를 포함해 27명이다. 이중 당일 취재에 동원할 수 있는 기자는 3~4명 정도라고 했다.

   
▲ 뉴스K 앵커를 맡고 있는 노지민 국민TV PD.
 

노종면‧황준호가 빠지면서 “뉴스를 멈춰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다”고도 했다. 내부갈등도 있었다. 그러나 뉴스K는 데일리뉴스를 멈추지 않았다. “지금처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데일리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생각해요.” 노 PD는 “지금 당장은 생존하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 외에 큰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조직을 지켜가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K 구성원들은 아직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물론 현실은 녹록치 않다. 우선 재정위기다. 미디어협동조합의 자본금은 2014년 12월 31일 현재 9억4900만원으로 2014년 23억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에는 인건비 17억, 운영비 19억을 썼다. 미디어협동조합은 긴축경영에 나섰다. 내부 갈등도 있었다. “의사전달 과정이 일방적으로 내려오고 직접적으로 다 같이 소통할 시간이 없다보니 전달과정에서 왜곡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지금 뉴스K 구성원들에겐 무게감 있는 데스크와 앵커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동시에 지금 당장 뉴스를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사라지기에는 너무 아까운 조직이다. 다 같이 으쌰으쌰 힘내자며 남아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 유일하고 현실적인 발전방향”이라고 했다. 대담형식의 뉴스 진행, 뉴스에 이어 ‘보이는 라디오’ 띠 편성 등이 새 시도들이다.

노지민 PD는 현 상황을 두고 “예측하지 못했던 위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앞으로의 대응이다. 현재 미디어협동조합원은 2만8000여명. 제법 규모가 있다. 하지만 조합원 수가 크게 반등할 요인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좌절하기에는 이른 때다. 뉴스K는 이제 2년차다. 노PD는 “협동조합 형태의 방송사 탄생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자본이든 권력이든 치우칠 수 있을만한 구석이 없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볼 수밖에 없다”며 공정언론에 대한 응원을 당부했다. 

노PD는 “정의감이 과잉되면 그만큼 사람들이 질리는 것 같다. 정의는 넘치는 게 아니라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 뒤 “팟캐스트는 배타적이다. 성향을 과하게 드러내면 계몽으로 비춰질 수 있다. 뉴스는 조합원 외의 바깥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뉴스K가 미디어협동조합에서 할 역할은 우리끼리의 뉴스가 되지 않기 위해 외연을 넓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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