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자유 추락, 외국에서 잘 몰라 그렇다고?
한국 언론자유 추락, 외국에서 잘 몰라 그렇다고?
[김창룡의 미디어창]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이 고점… 국내 언론 평가도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

한국언론자유도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국내외 세군데 기관조사에서 공통적인 현상으로 나타나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언론자유도의 하락은 민주주의의 퇴행을 의미한다. 한국 언론자유도 즉 한국 민주주의의 현수준은 어디쯤이며, 왜 이런 부정적 현상은 해마다 되풀이 되며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않는가?

국회입법조사처에서 국제 언론자유도 조사기관의 자료를 인용, 언론에 공개한 우리나라 언론자유도를 보면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수준이다. ‘국경없는기자회’는 2015년 한국의 언론자유도가 조사대상 180개국 중 60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미국의 ‘프리덤 하우스’의 2013년 한국언론자유도 조사에서는 OECD 34개 국가중 30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국경없는 기자회나 프리덤 하우스 등에서 언론자유도를 조사하는 여러 가지 기준중에서 중시하는 것은 몇가지로 집중된다. 정부의 공공정보는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는가, 언론이 공공정보 접근에 얼마나 자유로운가, 정부 등 권력기관이 언론보도에 어떤형태로 개입하는가, 명예훼손법, 국가보안법 등 법과 제도가 언론의 자유로운 취재, 보도활동에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가 등이다.

외국의 조사기관이 한국의 실정을 잘몰라 실제 언론자유도가 낮게 나오고 있다는 주장은 국내조사내용을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집계한 한국 언론 활동 수행의 자유도 역시 2013년 2.88(5점 척도)을 기록해 보통(3점) 이하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자유도 조사 역시 2007년 3.36, 2009년 3.06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한국 언론 자유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해외조사기관의 지표와 같은 추세를 보였다.

   
▲ 국회입법조사처 4월 23일자 '지표로 보는 이슈'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는 국내 언론사 소속 기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언론자유도가 떨어지는 추세와 함께 그 점수대가 보통에 해당하는 3점이하로 낙제점을 받고 있다는데도 주목해야 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헌법에 언론검열을 명문화한 이스라엘이 한국보다 3단계 위에 속해 있으며 언론자유국가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이다(프리덤하우스 조사자료에 근거). 팔레스타인 등 중동국가들과 끊임없는 분쟁과 테러 등 국가안보를 위협받고 있어 정부가 공식적으로 언론에 대해 검열권을 행사하는 이스라엘보다 한국이 언론자유도가 더 떨어진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를 이어오며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는 한국의 언론자유도는 당장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않고 있다. 무엇이 근본적인 문제인가.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먼저,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 비서관 등 소위 정부의 권력층에서 미디어의 감시, 견제기능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은 민,형사 소송등 언론기관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내외신 가리지않고 소송을 남발하는 경향은 언론자유도를 떨어뜨리는 치명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는 언론제작과정은 물론, 공영방송사 인사(이사, 이사장, 사장 선임)에 개입하여 언론사 내분을 초래, 파업이라는 극단적 상황으로 가는 악순환을 중단시켜야 한다. 총리후보의 패널교체 발언, 기자폄하발언 등은 국회의원, 정치인들이 어떤 식으로 언론제작과정에 개입하고 있는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흔한 사례의 하나일 뿐이다. 공정보도, 언론자유를 요구하는 언론사 파업은 한국 언론자유의 열악한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부분이 있다. 언론의 과열 취재, 보도가 불필요하도록 공공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밀실수사, 밀실행정이 지속되고 숨기고 감추는 것이 많아지면 정보대신 루머가 양산되는 법이다. 정보공개법이 있지만 예외조항이 많고 법원 판결조차 적극적 정보공개보다 정보비공개가 많아질 때 언론자유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1987년 당시 전두환 군사정권은 소위 ‘노태우의 6.29 선언’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때 ‘6.29 선언’의 핵심 조항으로 ‘언론자유항목’을 명문화했다. “모든 자유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바로 언론의 자유”라는 국민적 요구때문이었다.

그 이후 이 땅에 언론악법이라던 언론기본법은 사라졌다. 언론사 설립은 자유화 됐고 언론자유는 신장됐다. 언론사간 부패의 카르텔도 붕괴됐다. 언론자유는 언론사의 자유경쟁과 함께 눈부시게 성장했다. 한국의 언론 자유도는 2006년 31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때만해도 한국 언론자유는 선진국 수준으로 한국언론사상 최고의 언론자유를 구사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여년만인 2015년 국가의 품격을 운운하던 이명박 대통령과 그 참모, 낙하산들은 언론계 안팎에서 공조체제를 형성, 언론자유를 흔들어버렸다. 특히 주요 신문사에 방송사라는 특혜허가를 던지며 ‘주요 언론사를 내편, 마이너 신문사는 니편’ 등으로 편가르기 해버렸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 참모들은 퇴조하는 언론자유도 하향곡선을 개선하기는커녕 이를 더 악화시켜 오늘에 이르렀다. 방송사 수는 늘어났고 채널수도 수백개가 넘는 등 플랫폼은 늘어났지만 언론자유도는 국제적으로 우려수준으로 퇴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박근혜 정부의 책임과 함께 언론인들도 동반책임을 느껴야 한다.

허망한 자원외교 보도자료 뻥튀기기, 단골로 등장하는 대통령 한복외교 홍보, 영국의 궂은 날씨가 박대통령이 나타나면 ‘쨍쨍 해가 난다’는 한국 언론, 세월호 오보경쟁과 맹탕보도, 일부 언론인들의 망언... 언론부터 먼저 언론자유도 현수준에 대한 위기의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