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을 앞둔 관악을에서 여론조사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서로 결과가 너무 다른 여론조사들이 나오면서 각 후보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조사를 ‘여론조작’이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CBS 노컷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4월 21일-22일 실시해 4월 22일 공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는 35.9%로 1위를 차지했고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34.4%, 무소속 정동영 후보는 22.6%를 기록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4월 17일-20일 리서치뷰가 실시해 4월 21일 공표한 여론조사도 정동영 후보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 정태호 후보가 36.7%를 기록하며 36.5%를 기록한 오신환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다. 정동영 후보는 15.8%에 그쳤다. 30대의 정동영 후보 지지율은 0.9%에 불과했다. 61.9%를 기록한 정태호 후보와 격차가 컸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브레이크뉴스가 휴먼리서치에 의뢰해 4월 22일 실시해 4월 23일 공표한 여론조사는 달랐다. 오신환 후보가 31.8%로 1위였고 정동영 후보가 28.4%로 2위를 기록했다. 정태호 후보는 18.1%에 그쳤다. 특이한 점은 다른 여론조사에서 1~2% 지지율에 그쳤던 변희재 무소속 후보가 이 여론조사에서 9.9%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리서치뷰 여론조사
 
   

▲ 리얼미터 여론조사

 

 

4월 22일 실시해 4월 23일 발표한 MBN-리얼미터 여론조사도 비슷했다. 오신환 후보가 33.9%로 1위, 정동영 후보가 29.8%로 2위였다. 정태호 후보는 28.1%를 기록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서로 다른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각 후보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여론조작’이라는 반발도 나온다. 오신환 후보는 정태호 후보에게 뒤진 리서치뷰 여론조사를 두고 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수가 431명에 불과하고, 20대와 30대 표본이 각각 30여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여론조작에 가까운 중대한 하자가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 측은 또한 “이런 결과가 과연 상식에 부합하는 결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름도 없는 군소후보도 아니고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정동영 후보가 30대에서 0.9%를 기록한 것이 과연 객관적인 조선 결과일까”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가 노무현 정부 시절 행정관을 역임했다는 사실까지 지적하며 강력 반발했다. 

정동영 후보 또한 리서치뷰 여론조사에 대해 서울시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의원회에 이의신청서를 접수했다. 20대, 30대 표본수 등 표본수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며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오신환 후보는 자신이 앞선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에 대해 “완승이라 할 만한 상황”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 후보는 자신이 앞서는 휴먼리서치 여론조사가 나오자 “제대로 된 여론조사”라며 “그 동안의 여론조사가 얼마나 여론을 왜곡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환영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표심이 쏠리고 있다”며 “경이적인 상승세”라고 평가했다.

   

▲ 4·29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왼쪽부터)·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21일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현대HCN 서초방송에서 열린 서울시 선관위 주최 TV토론회에서 손을 잡고 있다. ⓒ 연합뉴스

 

 

유권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답은 ‘가중치’에 있다. 여론조사기관들은 편향을 없애고자 여론조사기관들은 여론조사 결과에 가중치를 곱한다. 

예컨대 관악의 20대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20%에 달하는데, 전체 여론조사 표본 중 20대 표본 수가 6-7% 밖에 되지 않는다면 20대의 여론이 반영되지 않는 한계가 발생한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고자 인구비례를 고려해 가중치를 곱하는 것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2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ARS로 조사하면 20대, 30대의 응답률이 굉장히 떨어진다. 그래서 가중치를 곱한다”며 “이를테면 10명은 받아야하는데 2명밖에 응답을 하지 않으면 2명에 가중치를 곱한다. 최대한 계속 전화를 돌려야하는데 그럴 수 없으니 오히려 2명의 의견이 과다 대표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여론조사기관별로 표본과 가중치 값에 따라 다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응답률이 높지 않은 자동응답방식은 응답의 안정성이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며 “실제 인구비율만큼 20-30대 젊은 층의 표집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표본을 인구에 맞추는 과정에서 젊은 층의 가중치가 높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데 작은 응답 차이가 실제 결과에서 큰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서치뷰의 경우 19~29세 표본이 31명, 30대 표본이 31명인 반면 50대는 127명, 60세 이상은 164명에 달했다. 19세~29세 표본과 30대 표본의 비율은 각각 전체의 7.2%다. 하지만 2015년 3월 기준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관악을 유권자 분포는 19세 이상 20대가 22.3%, 30대가 22.5%다. 편향을 막기 위해 20-30대에 높은 가중치를 곱하다보니 몇몇 사람들의 의견이 과대대표 된다는 것.

   

▲ 리서치뷰 여론조사.

 

 

이런 상황에서는 후보 단일화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동영 후보와 정태호 후보가 각각 자신이 이기는 여론조사를 내세울 것이기 때문이다.

윤희웅 센터장은 “2,3위 후보가 1위 후보를 독자적으로 이길 수 없고 합치면 이길 수 있다는 조건에 부합해야 단일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며 “독자적으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면 단일화 논의 자체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방법 밖에 없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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