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시한을 한 달여 앞두고 10일간 3억원 어치의 광고를 집중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부가 광고를 집행한 종합편성채널 중 JTBC만 빠져 언론 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22일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종편과 보도채널, 지역방송, 영화관 등 다양한 플랫폼에 3억원을 들여 최소 40만회의 광고를 집행했다. 

홍종학 의원이 인사혁신처에서 제출받은 ‘공무원연금 개혁 정부 광고 집행 현황’을 보면 인사혁신처는 종편과 보도채널, 지역방송을 통해 총 486회의 정부 광고를 내보내 2억 3000만원의 광고비가 집행됐다.  

종편 중에서 정부 광고를 가장 많이 한 곳은 TV조선이 70회로 가장 많았고 MBN 65회, 채널A 55회 순이었다. 같은 종편 채널인 JTBC는 목록에서 빠졌다. 보도채널인 연합뉴스(연합뉴스TV)는 64회, YTN은 40회였다. 같은 종편과 보도채널 사이에서도 광고 집행 횟수는 차이를 보였다. 

   
▲ 인사혁신처의 공무원연금개혁 광고 화면 갈무리.
 

종편 3곳과 보도채널 2곳에 지출된 세금은 각각 1억2천만원과 6천만원이었다. 홍종학 의원은 “새누리당과 정부 입장과 유사한 종편과 보도채널에 정부 광고비의 60%가 집행됐다”고 지적했다. 

해당 광고는 지역방송에도 집행됐다. 부산·대구·광주·대전MBC는 각각 30회 이상 광고가 나갔다. 지역민방인 KNN(부산), 대구방송(TBC), 광주방송(KBC), 대전방송(TJB), 전주방송(JTV), 청주방송(CJB), 울산방송(UBC), 강원민방(G1TV), 제주방송(JIBS)은 각각 총 8회 이상 광고를 집행했다. 인사혁신처는 광고 집행비 명목으로 지역방송 13개 사에 총 5천만원을 지급했다. 

정부 광고는 언론사뿐 아니라 KTX, 지하철, 극장 등을 통해서도 시민에게 노출됐다. KTX 경부선·전라선·호남선 전 구간에 총 2500만원을 들여 40만회 안팎으로 광고를 내보냈다. 서울시내 지하철 1~9호선을 통한 광고 방송은 총 196회 안팎이었다. 인사혁신처는 여기에 2천만원을 들였다. 

CGV(전국 25개 극장 77개 스크린)와 롯데시네마(전국 90개 극장 175개 스크린), 메가박스(전국 49개 극장 67개 스크린) 등 영화관도 2500만원을 받고 정부 홍보 광고를 진행했다. 

   
▲ 공무원연금개혁 정부광고 집행 현황표. 인사혁신처 자료 재편집.
 

광고 내용도 문제가 됐다. 정부가 발주한 이 광고에는 “국회에서 합의한 5월 2일이 지나면 어떤 개혁도 못 합니다”라는 문구가 사회적 합의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이다. 

홍종학 의원은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이뤄져야 할 공무원 연금개혁과 이를 추진하는 인사혁신처가 국민 혈세를 낭비하며 언론차별, 언론조작을 하고 있다”며 “공정한 기준 없이 특정 매체에 편중돼 광고를 집행하며 국민의 오해만 불러일으키는 인사혁신처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홍종학 의원은 이어 광고 문구에 대해 “연금특위 위원이 마치 정해진 기한까지 활동을 마무리해야하는 것처럼 압박하며 더 이상 타협의 여지가 없는 듯한 의미를 내비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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