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97% 잠식 등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OBS 경인TV가 비용 절감을 위해 다음 달 말 대규모 정리해고를 예고하면서 노사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OBS 사측은 인력 감원 없이 비용구조 개선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사측이 경영정상화 위한 아무런 노력 없이 정리해고와 순환휴직을 강행할 경우 제작거부까지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달 5일 OBS 사측(윤승진 사장)은 전국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이훈기 지부장)에 전달한 구조조정안에서 △전체 직원 270명 중 45명(정규직 33명, 비정규직 12명) 정리해고 △평가 등급에 따른 37명 순환휴직 △호봉제 폐지와 급여총액 15% 삭감 등을 통해 약 40억 원의 비용절감 계획을 내놨다.

사측은 “현재 경영상황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올해 2월 직원들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금 고갈이 발생하는 등 당장 비용절감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최소한 40억 원 정도의 지속적 비용구조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하며, 인건비 30억 원을 절감할 때 최소한 수지구조가 적자구조를 면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 OBS 사옥. 사진=OBS 제공
 

하지만 이에 대해 노조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사측의 경영계획이나 경영행위는 전혀 없이 직원들의 임금 삭감과 해고 등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고 있는 셈”이라며 “사측이 제시한 올해 손익계산서(예측)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해 임금 삭감 이외에는 어떤 경영계획도 찾아볼 수 없고, 방통위의 각종 정책 차별에 대해서도 대응은 무기력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2월 25일 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맞서 임금 희생과 경영 수익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경영기반 구축을 골자로 한 자구책인 ‘리셋 OBS’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노조는 △임금 10% 반납분을 출자전환, 증자 후 제작비로 투입 △방송통신위원회 광고 개선 용역 결과를 근거로 한 광고결합판매 비율 상향 조정 △국내 모든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 등이 받고 있는 CPS(가입자당 재송신료) 확보를 통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을 실행방안으로 제안했다.

이에 사측은 “광고결합판매 비율 인상은 타 지역민방과 SBS 민영미디어렙 미디어크리에이트의 반발로 쉽지 않고, CPS의 경우 서울 역외재송신, 계약 시 콘텐츠 무료 제공 약속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 구조조정안을 고수하고 있어 OBS 경영난과 노사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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