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JTBC의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 음성 보도에 대해 경향신문 기자들이 “언론윤리 훼손”이라며 공식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기자협회 경향신문지회 소속 경향신문 기자들은 21일 성명을 내고 “16일 손 사장의 해명내용에 같은 언론인으로서 절망했다”며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JTBC는 2015년 4월 15일 경향신문이 성완종 전 의원과 한 단독인터뷰 녹음파일을 경향신문의 동의 없이 디지털 포렌식전문가 김인성씨를 통해 받은 뒤 보도했다. 손석희 사장은 16일 방송에서 “육성이 전하는 분위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봤고 육성이 갖는 현장성에 의해 시청자가 사실을 넘어 진실에 갈 거라 믿었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경향신문 기자들은 “손석희 사장에게 묻고 싶다. 성 전 회장의 인터뷰 파일을 훔쳐 방송하는 것이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는가”라고 지적한 뒤 “JTBC의 보도가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경향신문이 녹음파일을 은폐하거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JTBC 성완종 녹취 보도는 절도행위다?>

   
▲ JTBC '뉴스룸' 15일자 보도.
 

경향 기자들은 “경향신문은 15일 녹취파일을 검찰에 증거로 제출했고, 16일 인터뷰 전문을 지면에 공개하겠다고 미리 밝혔다. 경향신문이 전문을 공개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서둘러 음성파일 일부를 잘라서 보도한 것이 공익과 진실 찾기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기자들은 이어 “JTBC가 녹음파일을 입수한 경위가 명백한 절도행위라는 것이 드러났지만 손석희 사장은 16일 방송에서 입수과정이나 보도경위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언론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하고도 알권리와 공익을 내세우며 사과조차 하지 않는 것이 JTBC 구성원들의 합의된 생각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기자들은 “JTBC가 겉으로 어떤 명분을 내세우든 스스로는 깊은 부끄러움을 느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JTBC의 성완종 육성 보도논란은 조만간 중앙일보‧JTBC 노사가 참여하는 공정보도위원회에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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