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완구 총리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측근 등 자금 흐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관련자를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이완구 총리는 17일 오전 “더욱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1면 머리 기사 제목으로 이완구 총리의 말 옆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시한부 총리의 공허한 소신.”

조선일보가 ‘성완종 장부’에 여야 의원 14명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흔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가 16일 처음 보도했고 17일에도 이어졌다. 검찰은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라고 말했다고 동아일보가 전했다. 야당은 발끈하며 ‘물타기’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18일자 전국 단위 아침 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위기의 남자 ‘대통령 직무대행 첫날…계좌 털린 현직 총리> 
국민일보 <成 “홍준표에 1억” 전달 시점에 1억 인출> 
동아일보 <“이완구-성완종 독대” 증언 또 나와> 
서울신문 <成의 하이패스…‘4·4 미스터리’ 푼다> 
세계일보 <항소 3일만에 취하 특사 언질 받은 듯> 
조선일보 <檢, 成측근 자료 300여건 분석> 
중앙일보 <성완종의 ‘여야 불법후원금’도 수사한다> 
한겨레 <“더 열심히 국정 챙기겠다” 시한부 총리의 공허한 소신> 
한국일보 <李총리 향한 또다른 칼끝>

검찰, 현직 총리 계좌를 털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계좌 추적에 착수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주변 인물들에 대한 계좌도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 경향신문 1면.
 

 

검찰은 이 총리와 주변 인물들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금품 공여자인 성완종 전 의원이 사망해 추가 진술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황 증거를 집중적으로 수집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앞서 검찰은 ‘이완구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완사모) 자문임원단 회장 이모씨를 구속했다. 65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다. 검찰은 이 자금이 이 총리 측으로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또 성 전 의원이 사망 3일 전 윤모 전 부사장과 만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검찰이 성 회장이 2011년 6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현 경남도지사) 캠프에 1억 원을 전달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윤 전 부사장이 입원 중인 병원을 방문한 사실을 병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파악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성 회장이 목숨을 끊기 직전 금품 전달에 관여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상세한 과정을 일일이 확인했다는 일부 증언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셈”이라고 해석했다.  

   
▲ 동아일보 3면.
 

 

동아일보는 2013년 4월 4일 이 총리와 성 전 의원이 만났다는 또 다른 증언을 공개했다. 2013년 4월 4일은 성 전 의원이 이 총리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날이다. 동아일보는 “충남지역 신문기자 A 씨가 ‘당시 사무실에 미리 와 있던 한 지인에게서 두 사람이 독대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A씨는 이어 “지역 정치인 B 씨가 ‘성완종 회장이 이완구 지사(후보 시절 이완구 전 충남지사를 부르는 호칭)와 독대하고 있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고 동아일보가 전했다.  

출근길 이완구, 5초간 멍…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17일 출근했다. 한겨레는 “성완종 리스트로 ‘시한부’ 기로에 선 이완구 국무총리의 17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은 평소 같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이 총리가 “평소 씩씩한 걸음에 큰 눈을 부라리며 주먹을 흔들거나, 때로는 호탕하게 웃음 짓던 그”였지만 “나흘 동안  그의 몸은 부쩍 무거워 보였다”고 서술했다. 이 총리는 그동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전 의원에게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받았다. 

   
▲ 한겨레 1면.
 

한겨레는 이 총리의 출근길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뤘다. 관련 대목이다. 

“기자들 앞에 선 그는 ‘대통령께서 어제 출국하셨습니다. 국정이 한치 흔들림 없이, 빈틈없이’라고 운을 뗐다. 하지만 멍한 표정으로 잠깐 침묵에 빠진 그는 5초 뒤에야 말을 이어갔다. ‘총리가 (내각을) 통할하는 책무, 느낌이 있어요. 대통령 계실 때보다 더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습니다.’”

한겨레는 이 총리의 다짐에 대해 “공허한 포부에 불과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일각에선 이 총리를 ‘교체’하겠다는 움직임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떠한 조치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읍참마속의 결단도 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이 총리는 이날 외부 일정을 잡지 않았다. 야당은 자진 사퇴 압박을 한층 높였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는 게 가장 박근혜 대통령께도 부담이 적고 본인도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다음주께 이완구 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성완종리스트’ 여야 의원 14명 포함”보도에 검찰 “없는 사실” 발끈 
조선일보는 17일 “검찰이 여야 정치인 14명에게 금품을 제공한 내역이 담긴 로비 장부와 관련, 경남기업 이용기 비서실장 등 성 전 회장의 측근들을 상대로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그러면서 “검찰이 로비 장부에 담긴 여야 의원들에 대한 로비 정황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16일에 이어 여야 로비설을 흘리고 있다. 

   
▲ 조선일보 1면.
 

야당은 반발했다. 특히 C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근거 없는 내용”이라며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C 의원은 16일자 조선일보에서 성 전 의원에게 K 의원과 함께 로비를 받은 것으로 지목됐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6일 “이 사안에 야당까지 끌어들여 물타기하려는 시도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조선일보가 17일 보도하자 검찰은 “듣도 보도 못한 얘기”라며 공식 부인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관련 보도 즉시 ”현재까지 검찰이 확인한 자료에서 보도된 것과 같은 리스트는 없다”고 밝혔다. 조선일보가 오보를 했다는 주장이다. 

검찰이 성 전 의원 최측근에게 확인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문무일 특별수사팀장은 16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가 하지 않은 걸 했다고 하는 것은 정말 화가 나는 것”이라며  “이 수사는 명징한 마음이 없으면 끝까지 갈 수 없으며, 없는 사실로 음해 받는 것에 대해 밋밋하게 대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조선일보의 오보에 강력대응할지 주목된다. 

비타500 판매량 껑충 올라
이 와중에 가장 흥한 것은 비타500이다.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이 ‘비타500’ 상자에 3000만원을 담아 이완구 총리에게 건넸다고 알려지면서 비타500 판매가 급증했다. 제조사인 광동제약 주가도 상종가다. 

   
▲ 경향신문 2면.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비타500(100㎖ 기준) 매출이 지난주 같은 기간보다 12.8% 늘었다고 17일 밝혔다. GS25는 같은 기간 비타500 매출이 지난주보다 35.4% 늘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비타500 매출은 지난주보다 19.7% 증가했다. 

세월호 참사 추모 4160개 촛불 밝혀 기네스북 도전 
민주주의국민연대와4·16연대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17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4160개의 촛불로 세월호 형상을 만드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도전’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 모인 4160명은 8분 30초간 촛불을 밝히고 있다가 천천히 불을 껐다. 침몰하는 세월호를 형상화한 것이다. 

17일자 아침 신문 중 유일하게 한국일보가 이 사진을 1면에 실었다. 

   
▲ 한국일보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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