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4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3천만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당일 성 전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과 독대를 했다는 운전기사의 증언이 나왔다. 이 총리는 “기억이 안 난다”고 주장했다.

CBS 노컷뉴스는 16일 이완구 총리가 지난 2013년 4월 4일 오후 충남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나 독대했다고 이 총리를 수행하던 운전기사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2013년 3월부터 6월까지 이 총리를 수행한 운전기사 A씨는 CBS와 인터뷰를 통해  4월 4월 이 총리와 고 성 전 회장이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만났고, 독대를 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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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인 15일 경향신문은 성 전 회장과 인터뷰를 추가로 공개했다. 성 전 회장은 2013년 4월 재선거를 앞둔 4월 4일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를 찾아가 3천만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비타 500’ 박스에 5만원 권을 넣은 다음 그에게 전달했다는 것.

이완구 총리는 15일 대정부질의에서 당일 성 전 회장을 만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던 지라 정황상 독대는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 이완구 총리(왼쪽)과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사진=CBS 노컷뉴스
 

그러나 CBS 보도로 이 총리는 다시 한 번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6일 대정부질의에서 “총리는 그 동안 한 번도 (성 전 회장과) 독대를 한 적이 없다, 기억이 없다고 했다”며 “아주 구체적으로 성 전 회장과 이 총리가 독대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총리는 “어제 대정부질의가 끝나고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알아봤다. 그랬더니 일부는 당일에 그 분(성 전 회장)을 본 적 없다고 하고, 일부는 본 적 있다고 한다”며 “현재 (증언이) 혼재돼 있다. 더 알아보고 있다. 저는 기억을 못한다”고 답했다.

유 의원이 “총리를 수행한 운전기사의 증언도 부정하나”라고 묻자 이 총리는 “운전기사 뿐 아니라 당시 여직원도 있고 여러 명이 있었다. 운전기사만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에 유 의원은 “총리는 불리하면 기억이 안 난다고 잡아떼고, 증언 중에서도 유리한 것만 맞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그렇지 않다. (내 말은) 일관된다. 기억이 안 난다”며 “그 분(운전기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비서진이 있지 않나. 당일 성 전 회장을 봤다는 분도 있고 못 봤다는 분도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완구 총리는 자신의 말이 일관된다고 주장했으나 이 총리가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총리는 15일 대정부질의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정황상 맞지 않는 말”이라며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했다가, 15일 대정부질의에서는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고, 16일 대정부질의에서는 “증언이 혼재돼 있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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