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추모제에 안전다짐대회로 '물타기'?
세월호 1주기 추모제에 안전다짐대회로 '물타기'?
정부 주관 추모제 대신 관변행사 주최… 안전신문고 시연행사까지, 유가족은 참석 거부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1주기 추모제를 주관하는 대신 관변단체 등을 동원한 국민안전 다짐대회를 열기로 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추모제와 관련해 "(국민안전처에서) 부정적인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달 31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제를 안산에서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주관을 해서 개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정부는 하지만 세월호 참사 1주기에 ‘제1회 국민안전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1000명이 참석해 국민안전 다짐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국민안전처는 국회, 공공기관, 안전책임관, 안전관련 단체, 17개 광역시도에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나서 '정부 주관 세월호 추모제'를 치르자고 요청했음에도 관변 단체를 동원한 행사를 열겠다고 한 것이다. 

   
▲ 안전신문고 홈페이지
 

국민안전 다짐대회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가재난사고에 대처하기로 만든 국민안전처가 주최한다. 국민안전처는 “제1회 국민안전의 날을 맞이하여 안전의식을 고취하고 경각심 제고를 통해 재난이 없는 안전한 나라 건설에 대한 각오를 국민과 함께 다지는 행사”라며 “대형 재난 안전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여 안전한 나라, 행복한 국민을 만들고자 하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국민안전처 출범 이후 경과보고, 국민의 목소리, 대회사, 안전관리헌장 낭독 순으로 진행된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국민의 목소리'는 재해재난, 산업안전, 교통안전, 생활안전 등 각 분야 종사자들의 안전 관련 기대를 담은 인터뷰 영상이 방영될 예정이다. 또 부대행사로는 국민안전 체험전과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 세월호와 관련된 사진이 전시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또한 안전신고를 독려하는 ‘안전신문고’ 인터넷 사이트를 홍보하고 안전신문고 앱을 시연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안전신문고 앱과 관련해 “안전신문고 앱이 보다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우수사례를 전파하는 등 전방위적인 확산 노력을 전개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에 정부는 세월호를 특정하지 않고 국민안전 시스템 강화를 주제로 한 국가적 행사를 개최하는 셈이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7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국민안전의 날이기 때문에 여러 재난 사고 가운데 한 사고를 특정지어 행사를 주관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전체적인 차원에서 국민 안전 의식을 재고하고 각오를 다지는 행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추모제를 주관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각각 안산은 1억원, 진도는 7500만원 등을 교부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안산과 인천의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에게도 국민안전다짐대회 초청장을 보냈다"며 "정부 행사와 추모제의 시간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판단해서 참석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초청장이 아니라 유선전화를 받았으며 유가족들은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며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의 영정이 모셔진 안산합동분향소에서 추모제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위원장은 국민안전 다짐대회 자체에 대해서도 "지난 해 4월 16일 국가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구조하지 못하면서 사고가 참사로 변했고 이를 계기로 국민안전의 날이 만들어졌다"면서 "그렇다면 그런 행사가 아니라 당연히 세월호 참사를 제대로 기억해야 하는 행사를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