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을 재보선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이 연일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를 겨냥하고 있다. “(참여정부 인사들의) 반성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데 이어 문재인 대표의 안보 행보를 “전형적인 여당 따라하기”라고 비판한 것.

정동영 위원장은 1일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문재인 대표의 최근 ‘안보행보’에 대해 “안보를 강조할 게 아니라 평화를 강조해야 한다. 전형적인 여당 따라하기”라며 “남북관계를 푸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평화를 만들어가는 게 정치다. 그런 면에서 지난 7년 간 여당은 실패했다”며 “그럼 야당이 바른 소리를 내야한다. 어설픈 안보행보가 아니라 평화 행보하라는 말”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또한 “안보는 대전제이고 보수여당은 거기에 머물러 있고 평화행보가 없다. 그럼 그 목소리를 야당이 내야한다”며 “왜 이것을 가지고 싸우지 않나. 정권교체 할 이유가 여기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정동영 위원장은 전날인 31일 노무현 정부의 실수를 조목조목 이야기하며 “먼저 반성문을 내놓아야한다”고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내 친노그룹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 이 발언으로 정동영 위원장은 ‘유체이탈’이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그가 노무현 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의장, 통일부 장관, 여당 대선후보 등을 맡았기 때문이다.

   
▲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 사진=CBS 노컷뉴스
 

정 위원장은 이에 대해 “내가 반성문 썼다고 면책된다고 생각 안 한다. 무한 책임이 있고, 정권 뺏긴 장본인이기에 떳떳하지도 않다”며 “그러나 정권교체가 성찰 없이 어떻게 되겠냐는 뜻에서 한 말이다. 나는 면책 됐으니 당신들 책임이라고 말하는 것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새정치연합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선후보였던 정 위원장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재보선 후보로 나오자 ‘당 안에서 당을 바꿔야지 나가서 비판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지난 몇 년 간 당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고 목소리 내고 실천한 사람이 정동영 말고 누가 있나. 한진 중공업 사태 때 누가 내려갔고, 희망버스에 누가 결합했나. 희망버스 해결 위해 시국회의 조직하고 김진숙 청문회를 만든 사람이 정동영이다”라고 역설했다.

정동영 위원장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임종인 전 의원도 “이명박 정부에서 중요 정치인 중 재판 받은 사람이 정동영 위원장 밖에 없다. 한미FTA 반대집회로 100만원 약식기소 당하고 재판에서 50만원 벌금받았다. 그게 정 위원장이 뭘 했는지 보여준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정 위원장은 “지금 나를 비판하려면 그 때 당을 바꾸자고 나를 도와줬어야지 그 때는 잠자고 있다가 그런다. 아직도 잠자고 있다”고 비판했고, 임 전 의원 역시 “잠자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나갔으면 좋겠다’는 반응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관악을 출마 이후 불거진 여러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첫 번째 비판은 ‘야권분열’이다. 정 위원장의 출마로 새누리당만 득을 보게 된다는 것. 

정 위원장은 “선거의 본질은 정권에 대한 평가다. 박근혜 정권에 대해 회초리를 드는 것이다. 그러나 회초리를 맞아야할 박근혜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야당도 작은 회초리를 맞아야 한다”며 “여론조사 보니 새누리당이 (관악을에서) 1등이더라. 오히려 내가 나와서 이겨주면 고마운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두 번째 비판은 ‘철새론’이다. 정 위원장이 동작구, 강남구 등 지역구를 옮기며 출마하다 이번에도 거주지가 아닌 관악구에 나왔다는 것. 

정 위원장은 “나보고 철새라고 하지만 나는 정확한 노선을 가지고 날아가는 새”라며 “야당은 ‘갈지’(之) 자로 나는 새다. 노선에 대해 비판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중도보수 노선인데 정동영이 한진 희망버스에 앞장서서 민주당에 좌클릭 이미지가 생겼다고 비판하라”고 밝혔다.

임종인 전 의원은 “철새라고 하는데 새정치연합은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안 나간다는 동작구에 나가라고 하고, 강남도 나가라 해서 나간 거다”며 “이익을 쫓아다닌 사람이 철새지, 당을 위해 나간 사람이 철새인가. 새누리당이 그렇게 말할 순 있지만 새정치연합이 그럴 순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기자들을 향해 “여러분은 저에 대한 모략과 음해에 대해 나에게 확인해 달라. 전화하면 바로 설명해드리겠다”고 농담 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선거를 완주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이 연대를 제안하면 받아들이겠나’는 질문에 그는 “새정치연합을 극복하겠다는 것이 국민모임”이라며 “새정치연합에서 야권의 대표선수에게 몰아주자며 후보를 사퇴시킨다면 좋죠”라고 말했다.

국민모임과 함께 4자 협의체를 운영 중인 노동당과 정의당 후보에게 양보할 의사는 없느냐는 질문에 정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을 웃게 할 순 없죠. 정동영이 포기하고 진보정당의 후보를 밀어주면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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