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박물관(대표 이해동)이 광복70년, 베트남전 종전 40년을 맞아 이달 7일부터 5월 7일까지 관련 사진전을 개최하고 한국군 주둔지역에서 발생한 민간인학살 피해자를 최초로 초청한다. 

평화박물관이 운영하는 갤러리 ‘스페이스99’에서 한 달 동안 사진가 이재갑의 사진전 ‘하나의 전쟁, 두 개의 기억’을 개최하고, 민간인학살 피해자인 응우옌떤런(NGUYEN TAN LAN)씨 등을 초청해 증언을 기록할 예정이다.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재조명해보자는 취지다. 

사진 속 등장인물이자 이번에 한국에 오는 응우옌떤런씨는 1966년 빈안 학살로 주민 1004명이 사망한 따이빈사 안빈마을(맹호부대 주둔지)에서 한국을 찾아왔으며, 응우옌티탄(NGUYEN THI THANH)씨는 1968년 퐁니퐁넛 학살로 주민 74명이 사망한 퐁니마을(청룡부대 주둔지)에서 참상을 경험했다. 

   
▲ 베트남 민간인학살 피해자 응우옌티탄(NGUYEN THI THANH)씨 ⓒ사진가 이재갑
 

이들 모두 학살 당시 수류탄 파편과 총상을 입었고, 현재까지 그날의 기억과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 평화박물관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 피해자의 첫 한국 방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첫 번째 일본 방문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 일정은 전시(4월7일~5월7일)와 초청 간담회(서울, 부산, 대구 등 6박7일간) 등으로 이루어진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4월7일 전시 오픈행사(오후5시30분, 스페이스99)와 리셉션 공연(오후7시, 조계사 국제회의장), 지역별 간담회 등이 준비돼 있다. 

이번에 함께 한국을 방문하는 호치민시 전쟁증적박물관 후인응옥번(HUYNH NGOC VAN)관장과 국회 간담회를 통해 베트남전쟁과 베트남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평화박물관은 지난 1999년 베트남전진실위원회에서 출발하여 일본군 위안부 문명금, 김옥주 할머니의 성금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 단체는 2003년 (사)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결성 후 ‘평화’를 주제로 한 전시와 교육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민중예술의 선구자인 <케테콜비츠전>(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2.3~4.19)을 주최하는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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