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국기게양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모두 정면의 국기를 향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기에 대하여 경례.”

30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임직원 70여 명이 모여들었다. 국기게양식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사원들은 게양식이 열리기 20여분 전부터 북적였다. 

   
▲ 박노황 신임 연합뉴스·연합TV 사장(맨 오른쪽)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연합뉴스는 지난 26일 연합 3사(연합뉴스, 연합뉴스TV, 연합인포맥스) 보직 부장을 대상으로 이날 오전7시 행사인 국기게양식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가 ‘애국 코드 맞추기’라는 안팎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그럼에도 국기게양식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임직원들은 정문 앞에 설치된 국기게양대 앞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순차적으로 거행했다. 

   
▲ 30일 오전 7시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연합 3사 임직원 70여 명은 정문 앞에 설치된 국기게양대 앞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순차적으로 거행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박노황 신임 연합뉴스·연합뉴스TV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국기게양식은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 정체성과 위상을 구성원 모두가 재확인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오늘 게양된 국기는 마치 연합뉴스가 24시간 365일 불철주야 기사를 공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우리 사옥 앞에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서 사우 여러분과 함께 언제나 신속 정확하며 불편부당한 뉴스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의 책무를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의 기념사가 끝나자 임직원들은 사옥 내 마련된 조찬 행사를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 박노황 신임 연합뉴스·연합TV 사장(맨 앞)이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박 사장의 기이한 행보가 연일 입길에 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취임 후 첫 대외 일정을 시작해 화제를 불러모았다. 방명록에는 “신속정확하고 불편부당한 뉴스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의 책무를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언론 시민단체들은 “신임 사장이 정치권력에 노골적인 충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한다. <관련기사 : 박노황 연합뉴스 신임 사장 국립현충원 참배>

한편, 연합뉴스 내부에서는 편집권 보장제도인 편집총국장제를 둘러싼 노사의 첨예한 대립이 법적 공방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박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회사의 경영권과 인사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편집총국장제와 같은 불합리한 요소들은 과감히 개선할 것”이라고 밝힌 지 이틀 만에 편집총국장을 공석으로 두고 이창섭 논설위원을 편집국장 직무대행에 앉혔기 때문이다.

   
▲ 30일 오전 7시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연합 3사 임직원 70여 명은 정문 앞에 설치된 국기게양대 앞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순차적으로 거행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편집총국장은 단협상 ‘편집인’으로서 사장이 지명한 총국장 내정자는 기자직 사원 3분의2 이상이 참여하고, 이 가운데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임면동의투표를 거쳐야 한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지난 27일 공정 보도에 대한 의지가 있는 인사인지에 대한 구성원 평가를 건너뛴 ‘꼼수’라고 비판하며 “단체협약 위반에 대한 법적 조치에 돌입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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