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KBS와 SBS의 메인뉴스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 10명의 목숨을 구했던 화물차 운전수 김동수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김동수씨는 사고 후 학생들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19일 손목을 긋는 자해를 했다는 보도였다. 

김씨는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자 소방호스를 당겨 학생 10명을 구한 뒤 ‘세월호 의인’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승객을 버리고 도망갔던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를 비롯한 승무원들의 무책임, 구조 의무가 있는 정부와 해경의 무능력에 대한 전국민적 실망감이 터져 나오던 시기였기 때문에 김씨의 행동은 더욱 화제가 됐다. 하지만 그런 김씨는 참사 1주기를 앞둔 현 시기까지 더 많은 학생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 KBS <뉴스9> 25번째 리포트
 

KBS <뉴스 9>는 25번째 리포트 <고통 속 자해…“아무 것도 해결 안돼”>에서 “사고 1년이 다 됐지만, 정신적 경제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김씨를 힘들게 한 건 “육체적 후유증에다 살려달라는 학생들의 환청까지, 무엇보다 큰 고통은 왜 잊지 못하느냐는 주변 시선”이었다고 김씨의 상황을 전했다. 

KBS <뉴스 9>는 “김 씨처럼 세월호 사고에서 생존한 제주지역 화물차 기사만 22명이나 된다.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정신적 치료뿐, 생계비 지원까지 끊겨 경제적 고통까지 겪고 있다”고 전했다. KBS는 이어 “세월호 의인의 충격적인 자해는 세월호 사고 1주기를 앞둔 우리 사회의 씁쓸한 자화상을 보는 듯 하다”고 했다. 

SBS는 이 소식은 더 비중있게 소개했다. SBS <8 뉴스>는 7번째 리포트 <“자꾸 생각나는데 잊으라고만…”>에서 김씨에 대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때문에 대출까지 받았지만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던 화물차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전했다. 

SBS <8 뉴스>는 “김 씨는 세월호 재판에 증인으로 서고, 유족들과 도보 행진도 했지만 죄스런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 SBS <8 뉴스> 21일자 7번째 리포트
 

20일은 김씨의 사연이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들을 구조했던 진도 주민들이 안산시의 초청으로 단원고를 방문한 날이기도 했다. 이날 세월호 참사 당일 ‘일간베스트’ 게시판에 ‘단원고 학생들이 죽기 전 집단 성교를 했다’는 거짓글을 올린 일베 회원에게 대법원이 명예훼손  및 음란물 유포 혐의로 징역 1년을 확정짓기도 했다. 21일자 전국 주요일간지들은 세월호 관련 세 가지 소식 가운데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은 전했다. 

경향신문 10면 기사 <“창문만 봐도 배에 갇힌 아이들 떠올라 손 떨려 운전대 못 잡아 생계도 끊겼다”>
국민일보 8면 기사 <“모두 못 구해 미안” “온정 평생 못 잊을 거에요”>와 <세월호 희생자 명예훼손 ‘일베’ 회원 징역 1년 확정>
동아일보 <“창문만 봐도 세월호 아이들 생각나…”>
서울신문 21면 기사 <추위에 떨던 1년여전 그때처럼 안아준 은인들>, <“창문만 봐도…배에 갇힌 아이들 떠올라”>
세계일보 1면 사진기사 <단원고 찾은 진도 주민들…텅 빈 교실에 울먹>
조선일보 10면 기사 <‘세월호 義人’ 영광은 잠시뿐, 全재산 트럭 잃고 생활고 시달려…>
중앙일보 6면 기사 <10명 구한 세월호 ‘파란 바지 의인’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손목 자해>
한겨레 1면 사진기사 <단원고 학생들 만나러 온 진도 주민들>, 8면 기사 <단원고 찾은 진도 주민들 눈시울 “친구들 다 못 데려와 미안합니다”>, <‘세월호 의인’ 김동수씨 자해 시도 “학생만 보면 생각나…삶이 비참”>
한국일보 8면 기사 <단원고 찾은 진도 주민들>

하지만 20일 MBC <뉴스데스크>에는 세월호 의인 김동수씨의 사연에 대한 리포트가 없다. 단원고를 찾은 진도 주민들의 소식도,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들을 모욕한 일베 회원의 징역 확정 소식도 없다. 보도 가치야 언론사 판단에 따른 문제지만 MBC 메인뉴스에서는 세월호 기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편집자주> 이 기사는 방송 3사의 메인 뉴스를 비교한 것으로, 일부 표현이 MBC 보도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제목과 기사 내용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4월17일 오전 9시 56분 기사 수정.

<알려왔습니다.> MBC에서는 MBC 뉴스데스크에 김동수씨 소식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MBC 이브닝뉴스와 뉴스투데이 등에서 이 소식을 다뤘고 유족들 진도방문 소식과 일베 판결 소식도 인터넷 뉴스로 다뤘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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