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 YTN 사장이 20일 지난 6년여 임기를 마무리했다. 배 사장은 2009년 구본홍 사장의 뒤를 이어 사장 직무 대리를 맡은 뒤 연임을 통해 지금까지 자리를 보전해왔다. 

배 사장은 MB정부 언론사 불법사찰 논란으로 안팎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임기를 끝마치는 사장으로 남게 됐다. 김재철, 길환영 등 MBC, KBS 사장이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도중하차한 것과 비교하면 특기할 만하다.

배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상암동 YTN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오늘은 제가 YTN 사장으로서 임기를 마치는 날”이라며 “YTN이 방송을 시작하기 1년 전인 94년 초 YTN에 왔고, 방송 개국 준비 작업에 참여한 이래 꼭 21년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배 사장은 “지난 한 해 동안 방송 환경은 종합편성채널과 뉴스Y의 무차별적인 보도 및 영업 공세와 더불어 세월호 사고 등 사회 전반적 분위기 저하로 인해 시청률뿐 아니라 광고 매출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던 한 해였다”며 “현재 회사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무엇보다도 매출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영업이익을 실현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 배석규 YTN 사장이 20일 서울 상암동 YTN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의장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김도연 기자)
 

배 사장은 또 “(YTN은) 다른 수익원을 찾아 전체 매출 규모를 키우는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달부터 남산 서울타워 본관동 리모델링 작업을 본격화했고, 공사가 올해 말까지 마무리되면 내년부터는 연간 20억원 이상의 추가 임대수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사장은 “회사는 악화된 영업수지 개선을 위한 비용절감 노력의 일환으로 보도 제작 시스템 효율성 제고에도 힘을 쏟으려고 한다”며 “고품질 방송을 위해 꼭 필요한 비용은 지출해야 하겠지만 불요불급한 비용은 최대한 억제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인건비 비중이 절대적인 보도채널 특성상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배 사장은 “YTN이 지난 20년 동안 만났던 수많은 고비 때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 낸 것은 여기 계신 주주 여러분의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아직 여러 과제가 남아있지만 앞으로 그런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끝내 해직 기자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노종면 기자 등 YTN 기자 6명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언론 특보 출신인 구본홍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 해고됐고, 이 가운데 3명만 지난해 대법원 판결을 통해 복직할 수 있었다. 

2009년 9월 MB정부 총리실이 작성한 ‘YTN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 관련 보고’ 문건에는 “신임대표(배석규)는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과 YTN개혁에 몸 바칠 각오가 돋보임”이라는 평가가 있다.

총리실은 이 문건에서 “(배 사장이) 취임 1개월 만에 좌편향 방송 시정 조치를 단행했다. 친노조, 좌편향 경영, 간부진을 해임 또는 보직 변경했다”며 직무대행이던 그를 정식 사장으로 임명할 것을 건의했다. YTN노사가 그의 임기 내내 반목했던 까닭이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사장 내정자인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을 차기 사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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