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ABC협회의 신문부수공사 제도를 개선한다는 명목의 ‘ABC제도 선진화 공동협의회’가 구성됐다. 이 협의회는 한국신문협회․광고주․광고회사․ABC협회 등 4단체가 참여한다.

신문협회는 2월 28일자 신문협회보를 통해 “현행 ABC제도는 그간 광고 집행의 근거로 삼는 신문부수 공사가 부정확하고 신문 시장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공동협의회를 통해 공사제도 선진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 밝혔다. ABC협회 관계자는 “협의회의 선진화 방안 논의는 이제 초기 단계”라고 전했다. 

이 같은 결정은 2월 26일 ABC협회 정기총회를 통해 이뤄졌다. ABC협회는 이날 새 이사회를 구성하고 정관을 개정했다. 신임 ABC협회장에는 이성준 현 회장이 재선임됐다. 임기는 3년이다. ABC협회는 개정된 정관에 따라 이날 신문협회와 광고계 등의 추천과 협의과정을 거쳐 23명의 이사를 새로 선출했다. 신문협회는 “그간 회원을 무시하는 행태로 비판을 받아 온 독단적 협회 운영에 마침표를 찍고 명실상부 회원의 협회로 재탄생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ABC협회는 지난 1월 29일 이사회와 2월 13일 서면이사회 의결을 거쳐 26일 정관 개정안 및 회비규정안을 26일 총회에 상정했다. 개정된 정관에 의해 앞으로 ABC협회는 이사 및 감사를 ‘일간신문 및 매체사를 대표하는 단체와 광고계를 대표하는 단체에서 각각 추천받아 회원총회에서 선출’하게 됐다. 이전까지는 ABC협회가 이사 및 감사 후보를 독자적으로 선정해 회원총회에 상정해왔다. 이번 개정안으로 ABC협회 회원사인 신문협회 등의 입김이 강해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공동협의회가 추진할 공사제도 선진화 방안이 신문협회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 ABC협회 부수 조작을 보도한 2008년 7월 9일자 경향신문 기사. 사진=안혜나 편집기자
 

ABC협회는 앞으로 회비를 미납한 회원사는 총회 참석 및 의결권을 제한하고 2년 이상 회비 미납 시 회원 자격이 자동 상실되도록 하는 회비 규정도 제정했다. 신문협회는 “현재 1400여 개 회원사 가운데 300여 개 회원사가 2년 이상 회비를 미납한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ABC협회는 정확한 신문부수 공사를 위해 재정확충을 통한 인력확대가 필요한데 회원사들은 회비 인상에 부정적이다. 따라서 ABC제도 선진화 공동협의회가 당면한 목표는 재정확충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ABC협회는 1989년 설립된 신문부수인증공사로 광고주의 정확한 광고단가 책정과 신문사의 영향력 평가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일간신문 176개사, 주간신문 586개사, 잡지 227개사, 전문지 315개사 등 1403개사가 회원으로 가입됐다. ABC협회 회원사로 구성된 신문협회 산하 판매협의회는 2014년 초 ABC협회가 내놓은 회비인상안이 총회 등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인상 철회를 요구해 갈등이 표면화 됐으며, 당시 김영일 이사장이 사퇴하는 등 내홍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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