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7일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55)을 전격 교체했다. 김성우 사회문화 특별보좌관(55)이 새 홍보수석에 임명됐다. 

홍보수석 교체 요인이 전혀 감지되지 않았을 정도로 깜짝인사였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설 연휴 전에 (윤두현 홍보수석이) 육체적으로 힘들다고 사의를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밝혔고 이번에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또 “윤 수석은 (8개월여 일해) 평균 재임기간을 채운 것”이라고 했지만, 여권 안팎에서는 문책성 경질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동안 홍보수석실이 연 초 연말정산 파동 등 각종 현안에서 여론 흐름을 읽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책 홍보가 미흡해 윤 수석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었단 얘기다.

   
▲ 경향신문 28일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의지가 관철된 인사라는 뒷말도 나온다. 신임 김성우 홍보수석은 지난달 23일 무보수 명예직인 ‘대통령 사회문화 특보’로 위촉됐다. 위촉 직후 언론을 통해 그가 여전히 SBS 기획본부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게 드러나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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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수석은 회사에 사표를 냈고, 이에 인사를 천거했던 김 전 비서실장이 매우 미안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일보는 “(사표 제출) 이후 현 정권의 소통강화를 위해 묵묵히 특보활동에 전념하는 모습이 박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것으로 알려졌다”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김 특보를 추천한 점도 감안됐다는 분석”이라고 밝혔다.

결국 김 전 비서실장의 이와 같은 배려에 김 수석은 이남기 전 홍보수석에 이은 SBS 출신 언론인으로서 박근혜 정부 4번째 홍보수석에 임명됐다. 김 수석은 서울대 불어교육과를 졸업했고 1982년 MBC에 입사했다. 이후 세계일보로 옮겼다가 1991년 개국한 SBS로 이직해 경제부장, 정치부장, 보도국장 등을 거쳤다. 

   
▲ YTN기자 출신 윤두현 청와대 전 홍보수석. (사진=청와대)
 

한편, 윤 전 수석은 YTN 시절부터 여권에 불리한 기사를 축소하거나 막는 등 편향성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다. 대표 사례가 △MB ‘독도 발언’ 보도 누락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보도 축소 △BBK 보도 불방 △‘노무현 차명계좌 발언’ 논란 와중 조현오 전 경찰청장 방송 출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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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실시한 직권조사 최종 결정문을 보면, 지난 2008년 표완수 전 YTN 사장(현 시사IN 대표)은 당시 홍상표 YTN 보도국장과 윤진식 대통령직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부위원장으로부터 정치부장직에 윤 전 수석을 임명하라는 압력을 받았다. 표 전 사장이 YTN을 떠난 뒤 윤 수석은 정치부장에 임명됐다.

공교롭게도 윤 전 수석이 교체된 시기와 YTN 사장 교체기가 맞물린다. 배석규 사장은 지난 27일 “언제 이사회가 열린다고 날짜를 확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음주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YTN노조는 다음달 2일 오전으로 보고 있는데 장소와 이사회 개회 시각을 공지하고 않고 있어 또다시 “밀실 이사회”라는 비판이 나온다.

YTN의 한 기자는 “윤 전 수석이 문책성 경질을 당한 것으로 볼 때, YTN 사장직과 이번 사안은 무관할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회사가 밀실 이사회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선 어떤 인사가 차기 사장이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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