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정권 차원의 유무형 압박을 받던 세계일보가 사장을 교체했다. 세계일보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제15대 사장으로 차준영(62) 선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를 공식 임명했다. 

차 사장은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88년 세계일보에 입사해 국제부장, 취재부국장, 논설위원, 기획조정실장, 편집국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지냈다. 세계평화터널재단 사무총장 겸 상임이사도 역임했다.

세계일보는 지난해 12월 정윤회 파동 국면에서 사퇴한 문국진 회장을 대신해 손대오 선문대 부총장을 선임했다. 하지만 50여 일 만인 지난달 20일 김민하(81) 평화대사협의회중앙회 명예회장으로 교체됐다. 

당시 세계일보 조민호 심의인권위원은 사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정치권력이 바보가 아닌 한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언론 탄압이나 종교 탄압을 할 리 만무하다”며 “다름 아닌 형법으로 다스릴 폭탄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썼다. 일련의 상황은 한학자 총재로 향하고 있는 정권 압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됐다. 

앞서 한국기자협회 세계일보지회(지회장 박종현)는 15일 성명을 통해 “최근 일련의 사태는 ‘정윤회 국정 개입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에 대한 재단 일부 인사의 개입이라는 의심이 든다”며 연이은 대표이사 후보자 이름 유출과 예정된 주주총회 개최는 세계일보를 위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이들은 “재단과 세계일보에 대한 권력기관 외압설이 여전히 횡행하다”며 “압박의 실체가 있었다면 그들은 그 다음 단계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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