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29 재보궐선거에서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대표가 서울 관악을 지역에 소위 애국 우파 진영 후보로 독자 출마하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애국 우파 진영은 변희재 대표를 띄우며 새누리당의 공천을 비난하고 나섰다. 서울 관악을 지역에 출마를 선언한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선거에 이길 경우 진보당 해산의 정당성이 사라진다는 이유를 들어 애국 우파 진영이 독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변 대표는 일찍이 서울 관악을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홍정식 활빈단 대표를 만나 독자 출마하겠다며 양보하라는 뜻까지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4·29 보선 애국진영 독자후보 추진위원회가 개최한 기자회견은 서울 관악을 지역에 독자 후보를 내겠다고 선언한 자리였지만 사실상 변희재 대표의 출마 선언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이들은 <4·29 재보선에 애국후보를 출마시켜 종북숙주 썩은 정치를 심판하겠다>는 성명을 통해 "통합진보당과 그의 연대세력을 확실히 심판해야할 새누리당의 대응은 한심하기 그지 없다. 종북세력과 싸울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해달라는 애국진영의 요구는 쓰레기통에 버려졌다"며 "저들과 맞서 이길 수도 심지어 싸울 수도 없는 새누리당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9일 오신환 관악을 당협위원장을 여론조사를 거쳐 관악을 지역에 공천한 바 있다. 오 후보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이상규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패배한 전력이 있다. 

이번 관악을 지역 선거는 애국진영 대 종북세력의 구도가 불가피해 새누리당 후보(오신환)로는 전 통합진보당 출마자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애국진영 독자후보 추진위의 주장이다. 

변희재 대표의 주장은 더욱 확고하다. 변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통합진보당이 해산됐지만 그 잔재세력과 숙주세력이 4월 선거 출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지역 일꾼론으로 지역정치에 매몰된 그런 인사를 공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변 대표는 서울 관악을 지역에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면서 애국진영의 독자 출마론을 강조했다. 변 대표는 "이정희 전 대표의 인지도나 통합진보당의 구도로 볼 때 이상규 보다는 이정희가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이상규의 득표율이 15%라면 이정희가 나설 경우 20%는 훌쩍 넘을 것이다. 이 득표율은 새누리당의 무력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박근혜 정부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애국 진영 독자 후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변희재 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다. 변 대표는 지난 18일 순천에서 열린 강연회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의 분당을 위해서라도 장외 애국진영이 독자 정치세력화 하여 새누리당과 결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애국진영의 뜻이 모아진다면, 4·29 재보선에서 관악을에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변희재 대표는 정치 이력이 없지만 SNS를 중심으로 중북세력의 대항마를 자처하며 인지도를 키워왔다. 진보진영 인사를 소위 종북 인사로 규정하며 논문을 검증하겠다고 나섰지만 최근에는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해 수차례 패소한 바 있다.

변희재 대표는 지난해 6월 '북한체제의 붕괴를 준비해야 한다'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상임대표를 지지하기도 했다. 당시 미디어워치 대표직에 물러나면서 본격 정치에 뛰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변 대표가 관악을 지역에 출마할 경우 이념 구도를 앞장세워 수구 우파 진영의 스피커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애국시민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 14일부터 관악을 지역 후보자에 대한 추천을 받고 있다. 유효추천 다수 득표자 중에 한 사람을 4·29 재보선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비상대책위에는 보수 우파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망라돼 있다. 세월호 유족에 미개인이라고 비난해 논란을 일으키며 사직까지 했던 김호월 전 교수부터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등이 비상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다. 애국진영 후보자 추천위는 현재까지 2천여명의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이 참여해 독자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홍정식 활빈단 대표는 지난해 12월 30일 관악을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홍 대표도 애국 후보 추진위의 독자 출마 취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홍 대표는 '종북세력 잔당 척결'을 내세워 출마를 선언했는데 애국 후보 추진위가 사실상 변희재 대표를 추대하고 있다며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관악을 지역에서 40년 이상 거주하고 있다. 

특히 최근 변희재 대표와 홍정식 대표가 만나 애국 후보 독자 출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애국 후보 진영의 후보인 변 대표 자신에게 힘을 보태달라는 했지만 홍 대표가 끝까지 선거에 임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에 밝은 김기백 민족신문 대표는 "홍정식 대표가 자신도 우파이고 예비후보까지 등록했는데 만장일치로 변희재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여서 도의상 말이 안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최근 변 대표가 홍 대표를 찾아와 출마 뜻을 접고 양보해달라는 자리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백 대표는 변희재 대표의 출마에 대해 "김광진 의원에게 패소당한 사실, 낸시랭과의 다툼, 고기값 논란 등으로 출마하면 망신을 당할 것"이라며 "변 대표가 출마하면 홍정식 대표의 선거운동 연설자나 대변인으로 나서 변 대표의 가짜 보수 우파의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