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꼭 보이는 기사들이 있다. 소위 ‘명절에 잘 팔리는 기사’에는 뭐가 있을까?

명절에 이런 말 자제해주세요!

설 연휴에 가족·친지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꼭 설레지만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지난 18일 한겨레는 한 취업포털 설문조사를 인용해 설 연휴에 듣기 싫은 잔소리를 소개했다. 듣기 싫은 잔소리 1위는 “결혼 안해?”로 ‘앞으로 뭐하고 살래’, ‘애는 언제 낳을 거니’를 제쳤다.    

   
▲ 2월 18일자 한겨레 1면 기사.
 

명절 잔소리는 생애 주기별로 지속된다. 지난 2013년 9월 추석연휴에 한겨레21은 친척들의 생애주기별 잔소리와 이를 피하기 위해 도피처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연휴 첫날에만 친척집에 머무는 사람, 지리산 대피소로 진짜 ‘대피’하는 사람, 카페·영화관으로 도망가거나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도 소개됐다. 취업부터 시작해 결혼, 출산 등 한국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요구하는 삶의 숙제(?)의 무게를 고스란히 감당하는 명절이 괴로운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연휴를 이용해 환골탈태? 꽉 찬 성형외과

지난 추석 연휴부터 대체휴무제가 시행되면서 연차까지 이용하면 최대 9일을 쉴 수 있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 따라서 이 기간을 이용해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사실 이전에도 성형외과는 명절 연휴에는 성형수술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성형외과 관련 기사들도 많이 나왔다. 

지난해 설 연휴전날인 1월 29일 헤럴드 경제는 <설 대목 환자 잡기?…성형외과들 과장광고 기승>에서 강남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평소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회사원 상반기 기업 공채를 앞둔 취준생들이 연휴를 이용해 수술을 받아 평소보다 예약 상담률이 30~4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헤럴드 경제는 성형시술 시 부작용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거나 ‘통증없는’, ‘다음날 출근 가능’ 등의 표현을 사용한 성형외과 과장 광고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은 명절에 성형 예약과 상담자가 늘었다는 기사였다.     

   
▲ 지난해 1월 29일자 헤럴드경제 9면 기사.
 

연휴에 여행가는 사람들·북적이는 공항 풍경

긴 연휴는 여행을 가기에도 좋다. 지난 추석연휴인 지난해 9월 6일 매일경제는 <나홀로 유럽여행 훌쩍 성형외과도 ‘예약마감’>에서 명절에 떠나는 다양한 여행 모습에 대해 소개했다. 매일경제는 “올 추석 달라진 풍속도 중 고향에서는 가능한 한 짧게 무박이나 1박 정도 머물고 귀경길에 인근 여행지에 들러 명절 피로도 풀고 재충전 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고속도로 인근 비즈니스호텔들도 덩달아 인기”라고 보도했다. 

   
▲ 지난해 9월 6일자 매일경제 4면 기사.
 

하지만 명절 연휴 여행하면 해외여행이다. 머니투데이는 지난해 설연휴 첫날인 1월 30일 <올 설연휴 해외여행객수 7.1%나 늘었다>에서 “설 연휴에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사람이 26만7000여명으로 지난해(2013년)보다 7.1%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설에는 가깝고 따뜻한 동남아나 대양주지역을 선호했고, 저가항공사의 예약률도 대부분 100%에 가까웠다.  

빈집털이 조심하세요!

명절에는 빈집이 많다. 귀성객 뿐 아니라 해외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빈집털이가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빈집털이 예방 기사도 쏟아진다. 지난 18일 오마이뉴스는 <“원한 산 일 있어요?” 빈집털이 범죄, 직접 당해보니…>를 통해 사회부 기자가 직접 빈집털이를 당한 경험과 함께 빈집털이 예방 요령을 소개했다. 해당 기사에서 범인은 40대 초반 남성으로 불 꺼진 집을 범행대상 1순위로 삼고 지난 반년동안 20여개의 집을 털었다고 밝혔다. 

   
▲ 지난해 9월 6일자 중앙일보 2면 기사.
 

지난 추석 연휴인 지난해 9월 6일 중앙일보는 <도둑들도 추석 대목…작년 명절 빈집털이 2254건>에서 “지난해(2013년)에만 2254건의 명절 빈집털이 절도가 발생해 2012년(1854건)보다 22% 증가했다”며 불 꺼진 아파트, 아파트 우유 투입구에 카메라 삼각대를 넣어 문을 연 사례, 추석 연휴로 문을 닫은 업체만 골라 절도한 사례 등을 소개했다. 

명절에는 요우커들을 잡아라 

우리나라 사람들만 외국 여행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늘어가고 있는 중국인들도 설 연휴를 맞아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해 1월 30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중국 관광객 8만 명이 한국을 찾았다.  

   
▲ 지난해 1월 30일자 조선일보 20면 기사.
 

1년 사이 중국 관광객은 더 늘었다. 지난 18일 서울신문 <中 춘제 특수…“고맙다, 12만 유커”>에 따르면 우리 설 연휴와 겹치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2월 18~24일)동안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은 12만6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설 보다 30%이상 늘어난 수치다.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계속 늘어나자 한국의 설맞이 풍경도 변하고 있다. 백화점 등 쇼핑몰은 휴점일을 바꾸는 등 중국인들을 잡기 위해 나섰고, 성형외과는 한국인 손님 뿐 아니라 중국인들을 향한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빠질 수 없는 소식, 가슴 찡한 이야기

연말뿐 아니라 명절에도 소외된 이웃에 대한 소식은 빠질 수 없는 단골 아이템이다. 실제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소득수준 하층에서는 설 연휴가 즐겁다(41%)는 응답보다 즐겁지 않다(49%)는 응답이 더 많았다. 

지난해 설 연휴에 동아일보는 외국인 노동자의 설에 대해 보도했다. 아프리카 말리에서 온 두코레 씨는 지난 2004년 한국에 와서 10년동안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다가 지난해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불법체류자에게 설은 단속이 없는 날이었을 뿐이다. 두코레씨는 지난 2012년 말리에서 내전이 발생하며 가족들과 연락이 끊겼다.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는 사람은 외국인뿐이 아니다. 지난 17일 중앙일보는 이산가족의 소식을 전했다. 현재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은 약 13만명이다. 이 중 생존자는 6만8000여명.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설 연휴에 나온 이산가족 기사는 더욱 마음을 울린다. 

   
▲ 설 연휴를 앞두고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이 인천국제공항에 줄 서있는 사진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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