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조선‧중앙‧동아일보는 보수신문으로, 한겨레‧경향신문은 진보신문으로 분류하곤 한다. 얼마나 사실에 부합할까. 2014년 언론연감을 확인한 결과 5대 종합일간지 가운데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은 ‘중도’ 성향 독자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한겨레는 ‘진보’, 조선일보‧동아일보는 ‘보수’ 성향 독자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간한 2014년 언론연감에 수록된 종이신문독자의 인구 사회적 속성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을 ‘중도’ 성향으로 밝힌 독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신문사는 중앙일보였다. 중앙일보는 독자의 52%가 본인을 중도라 밝혔다. 뒤이어 경향신문의 ‘중도’ 독자 비율이 47%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보수’, 경향신문은 ‘진보’로 분류되지만 조선일보와 한겨레에 비해 중도성향 독자의 비율이 높은 점이 흥미롭다. 

조선일보 독자 가운데 본인을 ‘보수’ 성향으로 밝힌 독자는 43%였다. 자신을 진보성향이라 밝힌 조선일보 독자는 14%로 나타났다. 한겨레의 경우 진보성향 독자가 39%, 보수 성향 독자가 20%로 나타났다. 독자가 신문을 정치적 성향에 맞게 선택하는 경향성을 고려했을 때, 주요 일간지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조선일보(보수)→동아일보(보수)→중앙일보(중도보수)→경향신문(진보)→한겨레(진보) 순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문마다 차이를 보이는 독자의 연령대 비율도 흥미롭다. 보수적 논조의 신문은 60세 이상 비율이, 진보적 논조 신문은 30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50대 이상 독자의 경우 조선일보는 56%, 동아일보는 52%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중앙일보는 41%,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각각 38%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독자 비율의 신문 전체 평균은 40%다. 

   
 
 

반면 젊은 층인 20대~30대 독자비율의 경우 한겨레가 32%, 경향신문과 중앙일보가 각각 27%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20대~30대 독자가 전체의 18%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20%였다. 20대~30대 신문독자 평균값인 39%에 비교하면 절반의 수치에 불과하다. 

조선‧동아는 베이비붐세대가 열독자로서 신문영향력을 받쳐주고 있지만, 지금처럼 젊은 층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부수감소와 영향력 하락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네이버 모바일 뉴스서비스에 자사 콘텐츠를 공급하게 된 이유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신문독자에 젊은층이 없다는 사실은, 비단 조선‧동아일보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국언론연감은 “젊은 세대일수록 종이신문을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는 응답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연감에 따르면 19~29세의 경우 신문을 읽지 않는다는 응답이 83.6%로 매우 높았다. 30~39세의 경우도 종이신문을 전혀 읽지 않는다는 응답이 73.3%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14년 11월 말 대한민국 스마트폰 가입자는 전년 동월대비 27.7% 증가한 4048만 명이다. 이들 중 LTE 서비스 가입자가 3539만 명이다. LTE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젊은 독자들은 종이신문을 볼 이유가 없다.  

언론연감은 특히 “자신의 정치성향을 진보적으로 평가할수록 신문을 읽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본인을 진보적이라 밝힌 응답자의 71.2%가 신문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성향은 68.1%가 신문을 읽지 않는다고 했다. 보수성향 응답자의 경우 58.6%가 종이신문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진보성향 독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겨레‧경향신문 등이 ‘디지털퍼스트’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언론연감은 “남성일수록 연령이 많을수록 가구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정치성향이 보수적일수록 종이신문 구독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밝혔다. 언론연감은 또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중학교 졸업 이하 독자 비율이, 중앙일보와 한겨레는 대학 졸업 이하 독자 비율이, 경향신문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 독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밝혔다.

물론 종이신문 안에 담긴 뉴스의 영향력이 급감하지는 않고 있다. 종이신문과 언론사닷컴 뉴스를 함께 이용하는 행태를 감안한 결합열독률은 76.4%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결합열독률이 높다고 해서 해당 신문사의 영향력이 온라인에서도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상당수의 온라인 뉴스이용자는 기자의 바이라인이나 뉴스의 출처를 모르고 소비하기 때문이다. 

한편 신문사 구독신문 점유율에선 조선일보가 26%, 중앙일보 17.5%, 동아일보 14.4% 순으로 나타냈다. 조중동 합계 57.9%다. 신문구독자 가운데 가구소득 400만 원 이상 독자의 비율은 중앙일보가 53%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조선일보 51%, 동아일보가 48%로 나타났다. 한겨레는 43%, 경향신문은 41%였다. 400만 원 이상 독자의 평균이 39%인 점을 감안하면 5개 신문사 모두 고소득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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