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이고 일회성이 강한, 킬링 타임용 뉴스는 킬하겠다.”

머니투데이가 새로운 모바일 매체 실험에 나섰다. 이름은 ‘티타임즈’(ttimes.co.kr)다. 조금은 식상한 이름의 이 매체는 모바일 뉴스 시대를 겨냥한 신선한 매체다. 동명의 모바일 어플을 기반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주로 유통된다. 지난해 12월 8일 얼굴을 내보였다. 

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만난 유병률 디지털뉴스부장은 티타임즈에 대해 “우리는 사건, 인물, 현상, 상황 등에서 본질을 드러낼 수 있는 2~3가지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본질? 본질은 기자, 언론사라면 누구나 다 쫓는다. 하지만 요즘 포털 뉴스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어뷰징’, ‘낚시질’ 등으로 표현되는 수많은 기사는 독자가 얻고자 하는 정보와 한 참 동떨어져 있다. 그래서 요즘 ‘본질’이 더 중요하다. 

티타임즈 창간에 동을 뜬 유병률 부장은 “포탈에 걸리는 콘텐츠의 실체는 사실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것이라 공들여 보고 난 후에도 ‘내가 뭐했지’라는 공허감이 남는다”고 말했다. 

   
▲ 모바일 매체 티타임즈 캡쳐 화면.
 

 

“뉴스를 전달하는 플랫폼이 포탈과 SNS라는 점에서 다를 뿐이지 콘텐츠 자체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내 타임라인에서는 이미 이런 큐레이션 매체를 삭제해버렸다. 포탈 뉴스와 똑같은 킬링타임용일 뿐이다.”

유병률 부장이 말하는 티타임즈는 모바일 뉴스 시대에 맞는 플랫폼이면서도 콘텐츠 자체의 뉴스 가치를 중시 여긴다. 유병률 부장은 “중요한 것은 ‘인사이트(인식 혹은 식견), 교훈, 정보 등을 줄 수 있는 콘텐츠인가’ 하는 것”이라며 “모바일 시대에 맞는 콘텐츠의 기준을 세워보자는 게 티타임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리콘밸리 특파원 경험을 살려 국내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해외 콘텐츠를 국내 상황에 맞게 가공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영어권, 일본어권 등 국적도 가리지 않는다. 국내 뉴스는 인터넷에서 볼 수 없는 기사를 추구한다. 단순한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 시계열로 사건을 묶든지 시각을 달리하든지 등 새로운 한 가지를 더 얹어 내놓으려고 한다. 

여기에 모바일 플랫폼에 맞는 카드뉴스라는 옷을 입혔다. 카드 뉴스는 짧은 글을 사진 여러 장에 얹어 사진을 한 장씩 넘겨가며 보는 형식으로 모바일 맞춤용이다. 유병률 부장은 “동영상이 뉴스의 궁극적인 콘텐츠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짧은 글과 이미지가 적절히 섞여 독자가 핵심을 빨리 파악할 수 있는 형태가 하나의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아쉽게도 티타임즈의 뉴스 업데이트 속도는 독자의 관심에 부응하지 못한다. 예상 외로 까다로운 카드뉴스 제작 과정 탓이다. 현재 티타임즈에는 디자이너 2명과 취재기자 5명이 함께 일을 하는 데 한 아이템당 5~6시간을 꼬박 들여야 카드뉴스 한 꼭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물론 카드뉴스는 영원할 것이냐는 의구심도 있다. 어떤 이는 이제 막 시작한 티타임즈에 카드뉴스 다음 세대를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한다. 유병률 부장은 “모두들 카드뉴스를 하기 때문에 질릴 수 있지만 그게 과연 카드뉴스의 형태에 질린 것이냐는 질문을 해 볼 필요는 있다”며 “카드뉴스란 형식 안에 독자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담아낼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뉴스의 가치는 플랫폼이나 형태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의 질, 즉 뉴스의 본질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모바일 뉴스로 등장한 티타임즈는 2개월 여 준비 기간 끝에 탄생했다. 그 과정에서 벌써 눈독을 들이는 이들도 있다. 티타임즈 인수 제의도 꽤 받았다는 것이 유병률 부장의 전언이다. 

“수익 모델을 고민해 본적 없다. 말 그대로 우리는 실험을 위해서 시작한 건데 이게 시장에서 주목받을지, 아니면 그대로 망할지 모른다. 어떤 과정을 겪는지에 대한 실험이 끝나지 않았는데 팔수는 없다. 우리에겐 실험도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고 마냥 실험만 하고 있을 수만도 없다. 유병률 부장은 “우리가 돈을 추구하면 멀어지고 하고 싶은 걸 하면 따라올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사실 이제야 수익을 어떻게 낼지 고민이 된다”면서 “네러티브 광고든 뭐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가지 원칙은 “사이트를 ‘더럽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더럽혀서는 안 된다’는 단어를 단호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더렵혀진다’는 것은 그에게 티타임즈의 실패와도 같다. 그건 곧 다른 포털에서 볼 수 있는 허무한 기사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경계 때문일 것이다. 실험의 목표가 없다고 말하지만 수익 면에서도 뒤처지지 않으면서 뉴스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 청정 티타임즈 추구가 말하자면 그의 목표가 아닐까. 

“뷔페는 뷔페집에서 찾으시라. 수많은 메뉴를 내놓는 한정식 집도 우리는 할 수 없다. 우리는 삼겹살 전문이다. 그 한가지로 간다. 대신 최고의 삼겹살을 만들겠다는 다짐은 있다. 그게 잘 되면 전국에 삼겹살 공급을 아도칠(싹쓸이 하다는 뜻의 일본어) 수도 있는 거 아니겠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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