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들은 TV로 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줄어든 반면, 종이신문을 읽는 비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1월 31일자 기사 <종이 신문 읽는 20대 늘어났다>의 한 대목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표한 ‘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20대의 경우 직접 종이신문을 읽는 비율이 2013년 16.4%에서 2014년 17.6%로 증가했다. 종이신문업계의 ‘강자’인 조선일보가 봤을 때 희망적인 뉴스다. 하지만 언론재단 조사분석팀이 발표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4% 포인트다. 1.2% 증가세는 오차범위 내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수치가 아니다. 

조선일보는 그럼에도 “종이신문을 읽는 20대가 늘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종이신문을 읽는 20대가 늘어나길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재단 조사분석팀이 종이신문의 이용자 프로파일을 분석한 결과 2014년 기준 종이신문 이용자의 82.4%가 5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구독자 5명중 4명은 50대라는 이야기다. 바꿔 말하면 10대~40대 종이신문 이용자는 17.6%에 불과하다는 소리다. 

   
스마트폰으로 뉴스 보기
이치열 기자 truth710@
 

 

   
▲ 신문 정기구독율 추이(1996년~2014년). ⓒ한국언론진흥재단
 

또한 종이신문 이용자 중 고졸 이하 학력이 86.9%에 달했다. 10명 중 9명은 고졸 이하라는 뜻이다. 학력 수준이 낮은 50대 이상 독자가 각종 상품과 현금 등 판촉에 공짜신문을 구독하며 수동적으로 종이신문을 펼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신문의 정기구독률은 2014년 20.2%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04년에는 48.3%, 약 20년 전인 1996년에는 69.3%였다. 구독률이 20년 만에 70% 가량 하락했다. 다수의 뉴스 소비자에게 종이신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는 종이신문 열독률만 봐도 알 수 있다. 종이신문 열독률은 2014년 30.7%로 2011년 44.6%에 비교해 하락세가 뚜렷하다. 종이신문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도 2011년 19.4%, 2012년 14.6%, 2013년 11.0%, 2014년 9.3%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 기사만 보면 20대의 종이신문 이용률이 증가하며 종이신문시장이 회복될 수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미디어별 뉴스의 매일 이용률 추이를 보면 종이신문은 2011년 21.3%, 2012년 15.9%, 2013년 8.7%, 2014년 7.4%로 매년 하락세다. 종이신문의 시대는 끝났다. 오차범위 내에서 약간 오른 20대 종이신문 열독률보다 끝없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종이신문을 조명하는게 맞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이러한 진실을 애써 피한다.

무엇보다 조선‧중앙‧동아일보의 구독신문 점유율도 2014년 55%로 2013년 대비 2.9% 하락했다. 오차범위 밖의 하락세다. 언론재단 조사분석팀은 “2012년 이후 상위 3개 신문사의 점유율은 감소 추세”라고 지적했다. 조중동의 영향력 또한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역시 조선일보 기사에는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종이신문에 담긴 뉴스의 시대가 끝난 건 아니다. 신문 기사를 이용하는 경로의 경우 ‘모바일 기기를 통한 인터넷’을 꼽는 응답(55.3%)이 가장 많았다. 19~29살의 85.6%, 30대의 79.2%가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으로 신문 기사를 본다고 밝혔다. 모바일을 통한 뉴스 이용률은 2013년 55.3%에서 2014년 59.6%로 증가했다. 2011년 19.5%에서 3년 만에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신문기사의 결합열독률을 보면 2011년 73.6%, 2012년 77.6%, 2013년 76.4%, 2014년 78%로 나타났다. 종이신문을 보는 사람은 줄고 있지만, 이용 경로가 다양해졌을 뿐 신문사가 생산하는 기사상품에 대한 수요는 그대로다. 조선일보가 지난해 11월 네이버 모바일 뉴스서비스에 자사 뉴스상품을 공급하기 시작한 배경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종이신문 플랫폼의 미래는 분명 비관적이다. 조선일보의 1월 31일자 기사는 예정된 미래를 감추고픈 ‘일등신문’의 심정을 엿볼 수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