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밖 의자에 앉아 울부짖는 조희오의 곡소리는 10분이 지나도 그칠 줄 모른다. 먼저 울음을 그친 이순신이 그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웠다.

“희오야, 바깟티로 나가서 야그 좀 허자!”

S병원 중앙 현관문 밖으로 나온 조희오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를 피우는 동안 그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이순신은 할 말이 있다며 그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지만 입 안에서 뱅뱅 돌고 있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조희오가 담배 두 대를 연거푸 피우고 난 뒤에야 이순신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희오야, 미안허다만 후딱 좀 갤정을 히야 쓰것다. 의사 선생님이 그러는디 뱃속으 아일 빨리 수술을 혀야 쓴다는디, 어떡기 허믄 좋것냐?”

조희오는 대답 없이 울먹였다.

“다행히 제수씨 정신은 돌아왔다만 몸이 좋지 않으니 수술을 할 수도 읎고, 그렇다고 죽은 아이가 뱃속에 들어 있는디 수술을 안 헐 수도 읎고, 이 일을 어쩌면 좋냐고? 흐으윽!…”

듣고 있던 조희오는 물고 있던 담배를 땅바닥에 내팽개치며 울부짖었다.

“형님, 흐으윽! 거북바위서 한 쪽 눈은 빠져 버렸고, 귀도 성하지 않고, 코도 성허지 않은 동해 시신을 바라보면서 저는 머리가 터지고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허지만 어떻게든 견뎌 보려고 용을 썼습니다. 끔찍헌 동해 시신 앞에서 제 처가 기절을 했을 때도 저는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제가 쓰러지면 제 처 인생도 장담할 수 없고, 어머니 시신도 못 찾은 처지라 만고의 불효자가 될 것 같아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근데요, 형님! 왜 하늘은 제 처 뱃속에 있는 아이까지 데려간단 말입니까? 어떻게 이런 무자비한 형벌을 한꺼번에 내릴 수 있단 말입니까? 어엉어엉 어어어!…”

조희오는 조금 여윈 반달을 안고 있는 밤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형님, 하늘이 있는 걸까요? 젠장 하늘은 양심도 없습니까? 손톱만큼의 인정머리라도 있는 걸까요? 하늘이 있다면 어떻게 내 가족 세 명을 한꺼번에 데려갈 수 있단 말입니까?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아아아아아!…”

조희오가 이렇게 울부짖고 있을 때 S병원 앞마당에 택시가 들어왔다. 

“여보, 흐으윽! 옥자는 시방 으딧데유?”

격포항에서 택시를 타고 S병원을 찾아 온 이순신의 처 강신자가 병원 앞마당 벤치 옆에 서 있는 남편과 조희오를 보자마자 골짝이 난 눈물을 손등으로 찍어댔다. 

“지금 응급실에 있는디, 어찌기 혀야 쓸지 모르것고만!”

“응급실엔 어쩌서유?”

“글씨 제수씨가 말이여 영안실서 동해 시신 확인을 허다가 고만 흐으윽…”

“아니, 시방 먼 말을 허는 거래유? 시신확인을 허다가 머시 어찌기 됐간디, 옥자가 응급실에 있데유? 혹시 뱃속으 아이가 잘못된 것 아닌가유? 흐으윽… 아아아!…”

김옥자의 뱃속 아이가 유산된 걸 눈치로 거니챘는지 강신자도 목메어 울었다. 세 사람의 곡소리가 어둑한 S병원 앞마당을 울렸다.

“형수님, 제 처 별일 없겠죠?”

조희오가 수술실 밖 의자에 앉아 강신자에게 물었다. 옆에 앉아 있던 강신자는 대답을 못한 채 눈물을 짜내며 고개만 끄덕거렸다.

“벨일 읎을 것이다. 니 처가 얼메나 강허고 야물딱시런 사람이냐? 건강을 타고 났고 의지도 강헌 사람잉께 벨일 읎을 것이고만! 참사 이후 정신적으로다 심들고 못 먹고 안 먹고 피로에 지쳐서 그러제 원래 튼튼한 사람잉께 참말로 벨일 없을 것이다. 그런게 희오 너 맘 단단히 먹고 정신 똑바로 차려야 된다 잉, 흐으윽…”

이순신의 말에 조희오는 눈물을 글썽였다.  

“형님, 형수님,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흐으윽…”

조희오는 이순신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머금었다. 조희오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이순신의 눈에도 눈물이 어리었다.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회복실에 계신데 막 잠이 드셨으니 깨어나실 때까지 좀 기다리고 계시다가 들어가 보십시오.”

피를 말리는 수술이 끝난 모양이다. 간호사와 함께 수술실 밖으로 나온 의사가 수술 결과를 알렸다.

“선생님, 고생 많으셨구만유. 참말로 감사헙니다, 의사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강신자는 물론이고 이순신과 조희오도 허리를 굽신거리며 의사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30분 쯤 지났을까, 수술실 옆 회복실로 들어갔던 간호사가 밖으로 나오더니 강신자 등 세 사람에게 안으로 들어가도 된다고 알려주었다. 

“옥자야, 흐으윽…”

회복실로 들어선 강신자가 울부짖었다. 병상에 누워 있는 김옥자는 헐떡한 얼굴로 강신자의 손을 잡고 흐느꼈다.

“옥자야, 미안하다! 내 업보 때문에 너까지… 흐으윽…”

흐느끼는 조희오의 손을 잡고 김옥자는 눈물을 머금고 연거푸 어금니를 깨물었다. 슬픔을 견뎌보려고 애를 쓰는 그미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이 침대 시트를 흥건하게 적셨다. 시큰해진 그미의 코에서는 콧물이 줄줄 새어 나왔다. 

“제수씨! 힘내시오. 여그서 쓰러지면 절대 안 된께 지발 맘을 딴딴허게 먹고 심 내시오 잉! 흐으윽…”

이순신을 바라보며 함께 흐느끼던 김옥자의 눈이 개개풀리더니 사르르 감겼다. 그미의 눈꼬리 밑에 흐르고 있는 눈물을 바라보며 속울음을 삼키던 강신자가 두 사람에게 밖으로 나가라는 듯 까딱까딱 손짓을 했다. 조희오와 함께 회복실 밖으로 나온 이순신이 바지 주머니에서 삐삐를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밤 9시였다.

“희오야, 벌써 9시다. 배가 굴픗헌디 저녁은 먹어야 될 것 아니냐?”

“형수님도 저녁을 드셔야 될텐데요.”

“알었다. 내가 들어가서 같이 식당에 갈 건지 물어 볼란다.”

이순신이 회복실 출입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안으로 들어가더니 금세 밖으로 나왔다. 

“너그 형순, 저녁 먹을 생각이 읎다고 헌다. 객포서 점심을 늦게 먹었다느만.”

두 사람은 S병원 건너편에 있는 허름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 안에는 손님이 한 사람도 없고, 벽에 설치된 TV에서는 서해훼리호 참사와 관련된 뉴스가 흘러 나왔다.  

“해운항만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 18명이 질의에 나서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에 따른 해상안전 대책 등을 집중적으로 따졌습니다. 이번 여객선 침몰 사고는 정원 초과와 정비 불량 등 지극히 원시적인 원인에 의한 인재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년 간 매년 4-5천 건의 해난사고가 발생해서 150명에서 2백 명이 사망했는데, 이중 인적 과실에 의한 사고가 68.4%라며 안전 관리를 잘못하고 있는 당국을 비판했습니다. 한편, 올 상반기에 전국의 연안 여객선 163척에 대한 안전관리상태 평가에서 한 척만 불량 판정을 받았는데, 선박검사를 민간단체에 맡겨 두는 것은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질책도 나왔습니다…”

국밥 두 그릇과 소주 한 병을 시켜놓고 TV를 보고 있던 이순신이 식탁을 ‘쾅!’ 내리치며 울분을 터뜨렸다.

“저 상녈으 자식들을 어찌끼 잡어 쥑여야 될까 잉!…”

이순신이 욕설을 퍼부어대는 대상은 정부, 청와대, 국회 그리고 여객선 선사 등이었다. 이런 쌍욕은 귀먹은 푸념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모를 리 없을 텐데도 그의 입에서는 내리 예닐곱 번이나 거친 욕설이 쏟아져 나왔다.   

“형님, 저도 한 잔 주십시오!”

이순신이 혼자서 국밥에 곁들여 마신 소주가 벌써 반병이 넘었다. 조희오가 한 잔 달라고 술잔을 내밀자 이순신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조희오를 바라보았다. ‘넌 마시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눈빛이었다.

“별일 없을 테니, 한 잔 주십시오!”

조희오가 내민 술잔에 이순신은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술을 따랐다.  

“너 어영부영허다간 너그 집 어장난께 지발 술은 엥간치 마셔라 잉! 그라고 미안허지만 나 술김에 너 헌티 부탁헐 것이 있는디 한 번 들어 볼래?”

이순신이 날카로운 뼈가 박힌 말투로 이렇게 묻자 조희오는 눈을 찌푸렸다. 

“몬차도 그러든만 너 아까침이도 봉께 시방 니 발등에 떨어진 끔찍헌 재앙들이 모두 니탓이라고 한탄허던디, 난 그건 아니라고 생각헌다. 어찌든지 다 먹고 살자고 몸부림치다가 이런 일이 벌어진거지 어떡기 너 땜시 너그 집안에 이런 우환이 들었겄냐!”

이순신의 속말을 조희오는 귀넘어듣는 듯 했다. 

“니가 서울서 객포로 내려와가꼬 방파지서 좌판 장살 헌 것도 그라고, 큰어머니 헌티 동핼 맽긴 것도 다 살아볼라고 그런 것 아녀.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이 담에 너그 가족들허고 잘 먹고 잘 살라고 그런 것 아니냐고! 근디 어쩌서 넌 스스로를 그렇기 자학 허냐? 저 텔레비 뉴슬 봐라! 서해훼리호가 까랑지고 큰 오메허고 동해가 불귀으 객이 된 건 이 드러운 나라으 급살 맞어 죽을 놈으 새끼들이 잘못히서 그런거제 니가 잘못히서 그런게 아니잖어! 너도 그러고 너그 가족도 그러고 대한민국서 태어난 죄 땜시 이런 일을 당허고 있는 것 아녀! 그러니 지발 앞으로는 아무리 부애가 나드라도 너 땜시 오메가 돌아가시고 자식이 죽고 처가 힘든 상황에 빠졌다는 생각을 허지 말란 말이여! 그러고 나도 인자 딛기 싫응께 다시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지껄이지 말란 말이여! 글 안히도 내가 시방 천불이 나서 죽것는디 니 입이서 육장 그런 말이 튀어 나오믄 나도 참말로 가심이 찢어지고 눈물이 쏟아져서 제 명에 못살 것이고만, 흐으윽…”

눈물을 가득 담은 이순신의 눈빛을 느꼈는지 조희오는 고개를 떨군 채 식탁 위에 있는 담뱃갑을 집어 들었다. 

“그건 그렇고 앞으로 어찌기 헐래?”

오늘 따라 유난히 들떼 놓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길을 이어가는 이순신의 질문에 조희오는 대답 대신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었다. 가슴을 칼로 베는 듯한 아픔이 몰려오는 모양이었다.    

“시신 확인 절차는 영안실서 너그 처가 실신을 허는 통에 유야무야 끝나버렸고, 너그 처 수술도 큰 탈 읎이 끝난 것 같은디, 아직 젊은디다 야무지고 짱짱헌께 니 처는 금방 일어날 것 같어서 꺽정은 안 된다만 내가 시방 고민허는 것은 영안실에 안치된 동해 장례 문제다. 넌 어찌기 헐 생각이냐? 영안실에 있는 동해 장례를 언지 치르고, 으디다 묻을 계획이냐고?”    

입에 물고 있던 담배에 불을 댕기려다 말고 이순신의 말을 듣고 있던 조희오는 다소곳했다.

“내 생각엔 낼이라도 당장 장례를 치렀으믄 좋것는디, 니 처가  시방 시말테기가 한나도 읎어가꼬 당최 대책이 안 선다만 니 생각은 어떤지 말을 좀 히보니라!”

담배에 불을 붙인 뒤 서슴거리던 조희오가 입을 열었다.

“형님, 장례는 옥자 몸이 좀 회복되면 그 때 치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그렇기 허는 것이 정답이라고 나도 생각헌다만, 이 시상에 태어나서 게우 엄마 젖이나 떼고 죽은 한 많은 동해으 영혼을 이승에 붙들어 두는 것도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허기에 내가 참말로 가심이 답답허고 미어진다. 너도 한 번 생각을 혀봐라! 너그 동해가 죽은 지가 오늘로 열 하루째다. 이승으 인연도 중요허지만 아직까장 저승길로 떠나지 못헌 그 영혼을 이승에 계속 붙잡아 두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닌 것 같은디…”

이순신이 술잔을 잇달아 비우며 탄식하자 조희오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자신의 술잔에 술을 따랐다.

“위도에 있는 너그 성 희진이헌티 전활히서 상읠 혀 볼꺼나? 낼 동해 시신을 위도로 싣고 갈턴께 조씨 선산에다가 묻어 줄 수 있냐고 한 번 물어 봤으믄 좋것는디!”

“형님, 말도 안 되는 소리 고만 하세요!”

“임마, 말도 안 되는 소리라니?”

“어른도 아니고, 세 살 먹은 어린앨 집안 선산에다 묻어 줄 리 없구요. 남만도 못헌 형제들한테 제 아들 장례 문젤 상의허기도 싫습니다. 그러구요, 앞으로도 형제들헌테 그 어떤 아쉬운 소리도 허고 싶지 않습니다.”

“글먼 임마 으떡기 허자는 것이여? 동해가 깟난애기라 거적때기에 싸가꼬 공동산 애기장터 같은디다 묻을 수 밖에 읎는디!”

이순신의 질문을 여겨듣던 조희오는 식탁 위에 양쪽 팔꿈치를 괴고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며 한참 동안 울부짖었다. 

“형님, 이렇게 하십시다!”

조희오가 결심을 한 듯 고개를 들고 이렇게 말했다. 

“화장을 하겠습니다. 동핼 화장해서요. 임수도 앞바다에도 뿌리고, 거북바위 앞바다에도 뿌리겠습니다. 동핸 그렇게라도 해서  장롈 치를 수 있지만요. 형님, 오늘 유산된 뱃속의 아이는 그 시신이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는데, 그 아이한텐 이 못난 아빠의 죄를 어떻게… 어엉어어어!…”

이순신은 울부짖는 조희오의 등을 두드리며 담뱃불도 붙여주었다. 벌써 다섯 병 째 식탁에 올라 온 소주병 마개를 이빨로 따서  조희오의 빈 잔에 먼저 따라 주었다.   

“희오야, 고만 인나서 나가자! 너 많이 취했고 벌써 12시가 다 되야간께 고만 나가서 뱅원으로 가보자.”

이순신은 술에 취해 시적시적 꾸물거리는 조희오를 자리에서 일으켜 세워 식당 밖으로 나왔다. 비틀거리는 조희오를 부축해서 조심스럽게 무단횡단을 한 다음 S병원 정문으로 들어섰다.

“형님, 잠시만요!”

S병원 앞마당 벤치 앞에서 조희오가 갈지자걸음을 멈췄다. 이순신도 걸음을 멈추고 비틀거리는 그를 벤치에 앉혔다.

“괜찮냐?”

“네, 형님!”

“넌 술이 많이 취해 있응께 뱅원에 들어가지 말고 여그 앉어 있다가 쩌그 저 여관에 가서 나 허고 둘이 자자. 난 뱅원에 들어가서 너그 형수헌티 오늘 밤 동해 엄마 간병을 부탁하고 나올텐 게 넌 여그서 좀 지둘러라, 지발 딴디로 새지 말고 잉!…”

이순신은 부룩송아지 같은 조희오에게 이렇게 단단히 일러두고 나서 병원으로 들어갔다. 그 뒤 조희오는 벤치에 드러누웠다.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갈 때까지 떠 있던 반달은 이미 사라져 버렸고, 밤하늘엔 무심한 별들만 총총 빛나고 있다. 얼굴로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별들을 바라보며 내일 아들 동해의 장례를 어떻게 치를지 고민하고 있는 참인데, 하늘 한 가운데에서 서쪽 가장자리인 위도 쪽으로 두 개의 별똥별이 차례로 떨어졌다. 그 별똥별이 영안실에 있는 동해와 유산된 아이의 영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어헉, 동해야!…”

조희오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S병원 일반 병동에서 조금 떨어진 건물에 있는 장례식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동해야, 넌 내일 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텐데, 니 육신은 이승에서 한 줌의 죄로 남아 한이 서려 있는 위도 앞바다에 뿌려질텐데, 세상이 버린 널, 이 아빠가 이렇게 속절없이 떠나보낼 순 없다. 흐으윽, 동해야!…”

어느새 이순신은 장례식장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잡았다. 지하 2층에서 내린 그는 단단하게 잠긴 휘휘한 영안실 철문을 주먹 쥔 두 손으로 ‘쾅쾅쾅!’ 치기 시작했다.  

“동해야! 동해야! 흐으윽… 이승에서 보낼 마지막 밤을 이 아빠랑 같이 보내야 되는 것 아니냐! 동해야! 난 널 안고 이 밤을 꼬박 새우고 싶다. 그러니 얼른 좀 밖으로 나와라! 얼른 밖으로 나오란 말이다, 이 녀석아! 흐으윽, 동해야! 아아아앙 흐흐흐흐!…” <계속>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