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민영방송인 CJB청주방송 사장이 지역 국립대 교수의 교직원 사찰 의혹과 관련한 보도국 단독보도를 보류토록 지시한 것을 공식 사과했다.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CJB청주방송지부에 따르면 이한목 사장은 “사장이 국립 한국교통대학교 홍보실장의 부탁을 받고 보도를 미루라고 지시했다”는 충주본부장의 주장과 관련한 지난 22일 미디어오늘 보도에 대해 “어떤 이유가 됐든 방송이 보류된 것은 유감”이라며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CJB 청주방송, 사장이 전화받고 보도유예 지시 논란)

CJB는 교통대 이아무개 기계공학과 교수가 학부생을 시켜 자신이 관장으로 있는 공동실험실습관 직원을 사찰하게 했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해 지난 20일 단독 리포트가 뉴스에 나가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날 CJB 뉴스에서 해당 사안과 관련한 리포트는 나가지 않았다. 홍순목 CJB충주본부장은 2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담당 기자가 관련 내용을 제보받고 취재해 데스킹까지 끝난 상황이었는데 20일 이 사장으로부터 27일까지 보도를 보류해 달라고 연락을 받았다”며 “이날 교통대 홍보실장이 이 사장에게 부탁해 27일 학교에 중요한 일정이 있으니 그때까지 보도를 미뤄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CJB 8뉴스
 

미디어오늘 취재 이후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는 22일 오후 사장의 보도통제 의혹에 대해 사측에 사실 여부 확인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고 사장과 면담했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공식적인 답변은 26일 열릴 사내 편성위원회를 통해 하기로 노조 측에 입장을 전달했다.

김한기 청주방송지부장은 “이 사장은 26일 사측과 노측 대표 각각 3인으로 구성된 편성위원회에서 보도국장을 통해 미디어오늘 기사 그대로 사실을 인정했고, 이날 오후 노조가 보낸 공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며 “보도국장과 편성제작국장, 기술국장 등 편성위원들도 문제가 있었음을 수긍했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27일까지 해당 보도가 보류된 이유는 이날 교통대의 국책사업 보조금 지원과 관련한 선정 건이 있어 교통대 측에서 보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우리는 26일 바로 기사 내용을 손대지 않고 방송하기를 예상했지만 편성위에서 27일 보도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이어 “이번 사태의 소기의 성과라면 편성위를 정기적이고 실질적으로 개최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는 점”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지금까지 위축됐던 제작 자율성과 공정보도 기준에 대한 의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