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무총리 지명에 따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앞당겨지면서 차기 대권 권력 지형 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완구 원내대표의 국무총리 지명이 없었다면 당초 오는 5월에 원내대표 경선이 있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총리로 지명되면서 일주일 이내에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를 치러야할 상황에 이르렀고 26일 새누리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2월 2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지만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유승민 의원의 대결이 앞당겨졌을 뿐 양강 구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주영 전 장관과 유승민 의원의 대결은 친박과 비박의 대결로 압축되면서 향후 차기 대권 싸움의 아바타 싸움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먼저 칼을 빼내든 건 이주영 전 장관이다. 이 전 장관은 이완구 전 원내대표 총리지명 이틀 후인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의 아이콘 김무성 대표와 똘똘 뭉쳐 여권의 결속으로 박근혜정부를 성공시키고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전 장관은 "초·재선의원 시절 서슬 퍼렇던 DJ·노무현 정권의 부정부패를 파헤친 최고의 저격수였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특히 세월호 참사 당시 장관으로서 책임을 적극 부각시켰고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모습까지 연출하면서 친박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23일 국무회의에서 이주영 전 장관이 물러나게 됐다면서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직자의 참된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어느 자리에 가서든지 나라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들 사이에선 '정치를 하려면 이주영 전 장관처럼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이미지 메이킹에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전 장관이 일찌감치 원내대표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면서 오히려 앞당겨진 경선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친박계가 집결해 이주영 전 장관을 밀어준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통했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고 차기 대권 지형에서 비박을 경계하는 핵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 홈페이지, 연합뉴스
 

원조 친박이었던 유승민 의원이 청와대와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도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차기 권력 지형의 대결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유 의원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에 김 대표와 나란히 이름을 올린 K,Y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청와대 행정관의 발언이었지만 정윤회 문건 파동의 배후 인물로 지목을 받았다. 유 의원이 김무성 대표와 함께 청와대에 각을 세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유 의원은 27일 오전 출마선언을 할 예정인데 주요 공약은 수평적인 당청 관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주영 전 장관은 계파싸움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유불리를 따져야겠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밀고 있다는 해석이 득이 아닌 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장관은 2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친박 비박이라고 하는 것이 뚜렷하게 경계가 정해져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계파적인 용어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어느 쪽에 가담을 했는지에 따라 붙여진 이름으로 생각한다"며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싸움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대해 "원내대표 권한을 놓고 김무성 수첩에 나오는 Y(유승민 의원)가 청와대에 거리에 두고 있고, 이주영 전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힘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며 "유승민 의원이 선출되면 김무성-유승민 체제의 비박계가 차기 권력의 팀플레이를 통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도 이완구 원내대표 못지 않은 충성파를 기용해야 하는데 이 기류를 장악하기 우해 전략 전술을 구사할 것인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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