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비제작부서로 좌천된 자신의 처지를 그린 만화를 그렸다는 이유로 권성민 예능 PD를 해고한 가운데, MBC가 상암동 신사옥에서 이를 취재하는 기자를 쫓아내 논란이 예상된다. 

언론노조 MBC본부 집행부와 조합원들은 22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로비에서 “권성민 PD에 대한 해고를 철회하라”며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는 “8시부터 피켓을 들고 있지만 오전 9시 현재까지 안광한 사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취재하러 미디어오늘을 포함한 PD저널, 기자협회보, 미디어스 등 미디어전문지 기자들과 한겨레 기자가 로비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 언론노조 MBC본부 집행부와 조합원들은 22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로비에서 “권성민 PD에 대한 해고를 철회하라”며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미디어오늘
 

그러던 중 권재홍 부사장이 오전 9시 출입문을 열고 로비에 들어섰고, 한겨레와 미디어오늘 기자는 입장을 묻기 위해 접근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집행부 곁에서 이들의 행위를 감시하던 MBC 안전관리팀 관계자들은 기자들의 접근을 막아섰다. 미디어오늘 기자와 한겨레 기자가 권재홍 부사장에게 ‘권PD 해고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질문했으나 권 부사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MBC의 한 관계자는 기자가 재차 접근하며 답변을 요구하자 자신의 부하 직원에게 “쫓아내라”고 말했고, 지시를 받은 직원 2명은 미디어오늘 기자의 양팔을 잡고 끌어내기 시작했다. 기자가 “왜 쫓아내는지 이유를 말해달라”고 하자, 한 직원은 “얼굴 붉힐 이유는 없지 않느냐”고 대답했고 또 다른 직원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은 한차례 더 반복됐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MBC본부는 “권PD의 문제의식과 표현방식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판단은 다를 수 있지만, 징계와 처벌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이 다양성을 기초로 한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상식이다”라고 강조한 뒤 “다양한 여론의 공론장 역할을 해야 할 언론사 내부에서 ‘표현’을 문제 삼아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퇴행이자 반동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MBC는 전날 공식입장을 통해 “편향적이고 저속한 표현을 동원해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을 한 행위로 중징계를 받은 뒤 또다시 같은 해사행위를 수차례 반복했다”며 “SNS는 공개적인 대외활동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 개인적인 공간으로 한정할 수 없다. 근거 없는 비방과 왜곡이 담긴 주장을 회사외부에 유포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시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 권재홍 부사장에게 권성민 PD 해고에 대한 입장을 질문했으나 침묵했고, MBC 관계자들은 질문하는 기자를 막아선 뒤 건물 밖으로 쫓아냈다. ⓒ언론노조 MBC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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