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상암신사옥 미디어센터 앞에는 ‘예스맨’으로 불리는 조각상이 있다. 작은 의자 앞에 세 사람이 서 있는 조각상이다. 

맨 앞 남자는 뒷짐을 진 채 의자를 향해 90도 인사를 하는 것처럼 허리를 굽히고 있다. 바로 뒤 남자는 대조적으로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있다. 끝에 선 남자는 앞사람에게 귀엣말을 하고 있는 듯한데 이 ‘예스맨’들은 상암동 신사옥의 명물로 관심을 끌고 있다. 

   
▲ MBC 상암동 신사옥에 설치된 예스맨 동상. (사진=M톡)
 

어떤 의미가 담긴 동상일까. ‘예스맨’ 조각가 김경민씨는 MBC공식블로그 M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예스맨은 정치적인 풍자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세 명의 사람들이 등장하고 앞에는 권력을 나타내는 작은 의자가 나오는데, 그 의자가 의미하는 것은 권력의 힘”이라며 “시대에 따라 한없이 작아질 수도 있고 한없이 커질 수도 있는 권력에 대한 허망함을 상징하기 위해서 의자를 작게 표현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뒤에 세 사람은 권력과 돈, 명예에 아부하는 사람들을 표현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작품 탄생 배경도 설명했다. 김씨는 “‘내가 조작가가 돼서 인생을 살 수 있을까’하며 굉장히 방황을 했던 시기에, 대학원을 다니면서 ‘평생 후회가 남지 않도록 작업을 해보자’하고 약 2년간 매달려서 예스맨을 만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공모전으로 냈을 때 뜻하지 않게 대상이 주어졌고 그 일은 가야 할 인생의 길에 대한 희망을 열어준 것”이라며 “상을 받고 ‘이 길은 가도 될 만한 길’이구나 생각했다. 인생의 희망을 보여준 작품이자 작가의 계기가 (된 작품). MBC는 내게 조각가의 길을 열어줬던 첫 인연이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 예스맨을 만든 김경민 조각가. (사진=M톡)
 

김씨는 “예스맨은 세월, 권력,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걸어가는 모습, 정치·사회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며 “MBC와 함께, (이런 의미를) 잘 발전시킬 수 있는, 열심히 하는 조각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는 지난 8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공정하고 중립적 태도 견지 △충분한 사실 확인과 정보취합을 통한 정확한 보도 △ MBC 보도로 인해 참사 희생자들이 입었던 상처에 대한 반성과 사과 △구체적 이행을 위한 유가족 면담 등을 요구하며 MBC 상암신사옥 미디어센터를 항의 방문한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에 답변을 전달하지 않고 있다.

   
▲ MBC 상암동에 설치된 예스맨 동상. 조각가 김경민씨는 “세 명의 사람들이 등장하고 앞에는 권력을 나타내는 작은 의자가 나오는데, 그 의자가 의미하는 것은 권력의 힘”이라며 “시대에 따라 한없이 작아질 수도 있고 한없이 커질 수도 있는 권력에 대한 허망함을 상징하기 위해서 의자를 작게 표현했다”고 밝혔다. (사진=M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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